향기(香氣) - Renewal - 7부

페이지 정보

본문



이건 어찌 된 일일까요....



연참 때문일까요..아님 내용이 같아서 그런 걸 까요...



이건 뭐...추천이나 리플은 고사하고 조회 수도 아주 바닥을 기니...



나름 신경 써서 고치고 올린 건데 보는 사람도 없고... 정말 올릴 맛이 안 나네요...ㅠㅠ



아무리 제가 취미 삼아 쓰는 거지만 그래도 이건 조금 가슴이 아프다는...



아무래도 옛날보다 좋은 작가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제 글이 많이 묻히는 듯...



뭐 아직 내용이 크게 달라진 게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 하면서도



조회 수만 보면 의욕이 지구 맨틀까지 저하 된다는....



정말 이러다 가면 가다가 또 그냥 끝날지도...흐흐...



위에건 그냥 아쉬운 마음에 한번 해본 농담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크크



암튼...어제에 이어 또 한편 올립니다..재밌게 봐주시길...



그럼 전 이만 뽀로롱 사라집니다~~



PS.보시고 난뒤의 짧은 리플과 살포시 찍어주시는 추천은 저의 글을 기름지게하고 길게 해주는 힘이 됩니다. 부디 잊지마시고 리플이나마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와...이게 다 니가 만든 거야??>



눈 앞의 밥상이 믿겨지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놀라는 선생님의 입은 와하고 벌어져서 좀처럼 다물어 질줄 몰랐다. 뭘...이정도 가지고 놀라시나.. 아직 내 실력의 반도 안보였는데..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차린 게 없긴..이렇게 많은데..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닭도리탕까지...선생님 지금 너무 행복하다..>



두손까지 맞잡으며 선생님이 온몸 가득 기쁨을 표현해온다. 그 귀여운 모습에 오히려 내 마음이 더 행복해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아마도 선생님이 상상초월의 귀여운 미인이기 때문일 거다. 이쁜여자가 나 때문에 좋아하는데 당연히 기분이 좋지..크크



<밥도 많으니까 더 드시고 싶으시면 말씀하시고요..>

<응..그럼 잘 먹겠습니다~!!>



오냐~~잘 먹어라..



정말로 맛있었는지 선생님은 연신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맛난 듯이 먹어댔다. 귀여웠다. 저 애기 같은 조그마한 입에 들어가는 밥도 닭고기 한점 한점 뜯으며 먹을 때마다 맛있다고 웃으며 말하는 모습도 하나하나 안 귀여운 구석이 없었다. 그 귀여운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나 역시도 맛있게 음식을 먹어갔다.



<응?? 그러고 보니 너두 젓가락질 엑스자로 하네??>

<아....이거요..옛날부터 이랬어요..저번에 한번 제대로 해볼까 하고 고쳐보려고 해봤는데 안되서 그냥 하던데로 하는건데..이상해요??>

<아니..그런건 아니고..내가 아는 어떤 사람도 젓가락질을 그렇게 했거든..내가 밥 먹을때마다 못 배워먹은 놈처럼 보인다고 놀려댔었는데..>



그 소리는 지금 내가 못 배워먹은 놈처럼 보인다는 얘기지?? 은근히 사람 갈구는 재주가 있어...



<그래서 그 분은 젓가락질 고쳤어요??>

<아..그거??..... 결국엔 못 고쳤어..>

<그렇죠?? 그게 의외로 고치기 힘들어요..>

<응...진짜 습관이란게 무섭긴 한가봐..한번 몸에 배 버리면 죽어도 안 버려지는 게 해도해도 안 없어지나봐..>



혼잣말 하듯 중얼거리는 선생님의 얼굴에 얼핏 아까와는 다른 슬픔의 빛이 스쳐갔다.



<미안..이상한 소리를 해버렸네..밥이나 먹자..>



자신 때문에 어색해진 식탁의 분위기가 미안 했는지 선생님은 이내 귀엽게 웃으며 다시 숟가락을 들어갔다. 뭔가 말을 꺼내려던 나는 이내 입을 다물고 선생님을 따라 다시 숟가락을 들어갔다. 내가 지금 물어봐야 선생님이 말해주실 것도 아니고..들어봐야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그냥 밥이나 먹자..









<아호...진짜 잘 먹었다...배터질 것 같아..>



식사가 끝나고 쇼파에 앉아 나오지도 않은 배를 쓰다듬으며 터질 것 같다고 하는 선생님의 복부는 단식원에 들어가있는 여자가 봤다면 자살 충동이 일만큼 날씬하게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 먹었는데도 티도 안나는 거 보면 진짜 체질인가 보다.. 축복 받았네.. 누군 물만 먹어도 찐다고 하던데..



<입맛에 맞으셨는지 모르겠네요...대충 만들어 본건데..>

<아냐..아냐..내 입맛에 딱 맞았어..이렇게 밥다운 밥 정말 오랜만이거든...너무 잘 먹었어..>

<집에서 밥 안 해드세요??>

<아니..하긴 하는데 내가 요리에 좀 잼병 이라서.. 만들 수 있는 것도 몇 개 없고...>



말해 놓고도 민망한지 선생님이 귀엽게 머리를 긁적여 갔다.



저런 거 보면 우리 아줌마랑 은근히 비슷한데가 많단 말야..내숭 안 떨고 털털한 것도 그렇고 요리 못하는 것도 그렇고..뭐 좀 틀린게 있다면 이미지 정도?? 확실히 누나는 터프하고 당찬 이미지지만 선생님은 귀여운 소녀 같고 개구쟁이 아이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또 하나. 둘 다 이쁘다는 것..서로 이미지는 완전히 다르지만 각자 누구라도 반할만한 매력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도도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조각 같은 미모의 누나. 그리고 그완 반대로 사랑스럽고 귀여움으로 가득찬 선생님. 어느 누가 낫다고 할 수 없을 만큼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여성들이었다. 그러고 보면 내 주위에도 이쁜 여자가 상당히 많아..은근히 복 받은 놈일지도..



<나중에 또 오세요..맛있는 거 많이 해드릴 께요..>

<진짜지?? 나 그럼 매일매일 온다..>

<뭐 좋으실대로..아니면 여기 방 많으니까 하숙을 하시던가요..크크>

<그래?? 진짜 한번 그래볼까...>



농담인데 뭘 또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여기 후식...>

<아..고마워..>



선생님에게 따뜻한 커피를 건네 준 나는 바로 옆자리에 걸터 앉았다. 은은한 커피향을 들이키듯 눈을 감고 냄새를 음미하는 선생님은 이내 천천히 한 모금을 입에 머금어 갔다. 얼굴이 예쁘니까 동작하나하나가 CF네. 특히 앙증맞은 입술이 찻잔에 닿는 모습은 사진기만 있다면 당장 사진으로 찍어 놓고 싶을 정도였다,



<요리는 언제부터 한거야??>

<중학교때 부터요..>

<중학교?? 엄청 일찍 배웠네??>

<그냥..먹고 살려다 보니까 일찍 배우게 됐어요..>



먹고 살려다라기 보단 안 죽을라고 배웠다... 안 맞아 죽을라고..



<보통 실력이 아니던데..좋겠네..강혁이 데려가는 여자는.. 음식 걱정은 안 해도 되잖아..>

<하하..뭘요...>



당근이쥐...나 데려가는 여자는 복 받는거야.. 요리 잘해 빨래 잘해, 청소 잘해, 안하는 것 못하는 거 없이 집안일은 다 잘해.. 진짜 나랑 결혼 하는 여자는 누군지 몰라도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힐 자신 있다. 진짜 일등 신랑감이지~~암~~그렇구 말구...



<근데 애인은 있어??>



그건 왜 또 물어보시나?? 아까 대답 했는데.. 그냥 칭찬만 하다 말지...



<없어요...>

<왜??>



없는데 이유가 꼭 필요 합니까?? 의외로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으시군요..



<그냥...어쩌다 보니까..>

<안 만든거야?? 못 만든 거야??>



이 여자도 상당히 집요한 구석이 있으시네..



<학생이니까 공부 해야죠..애인 만들 시간이 어딨어요..>

<.......못 만든 거구나...>



그런 말 안 했어!!! 낮부터 느낀 거지만 당신 의외로 사람 속 후벼 파는 재주가 있어..



<그러는 선생님은 애인 왜 안 만드세요??>

<응?? 어떻게 알았어?? 나 애인 없는지??>

<그..그냥..느낌이 그래서요..>

<내가 애인 없어 보여??그래??>



뭔가 자존심이 상한 걸까?? 나를 빤히 쳐다보며 선생님이 동그란 눈으로 반문해왔다.



<아니..그냥.. 그렇다고요...>



뭘 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시나..그냥 넘어가지..



<글쎄...애인이라..딱히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그다지 해보질 않아서..>

<사귈 사람이 없는 거예요..아님 맘이 없는 거예요??>

<음...어떨까?? 나 좋다고 한 사람은 많았는데..>



많겠지... 저 정도 얼굴인데.. 학교에만 팬클럽이 부대단위로 있는데..



<그럼 맘이 없는 거네요..>

<그런가?? 크크>



입가에 커피 잔을 가져가며 선생님이 자그맣게 쿡쿡 웃음을 흘렸다. 누군 좋겠다..누구는 능력이 안되서 애인 못 만드는데 누군 맘이 없어서 안 만들고.. 세상 불공평하다..진짜로..



<그럼 지금까지 애인 같은 거 한번도 안 사겨 보셨어요??>

<사겨보긴 했지..대학교 때 한번..>

<대학교 때 한번이요?? 중 고등학교 때나 그 이후에는요??>

<중,고등학교때는 맨날 안경 쓰고 머리를 묶고 다녀서 그런지 그렇게 인기있는 타입이 아니었어.. 뭐 나도 딱히 남자친구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고.. 그리고 그 이후에는 생각보다 힘들더라고..다시 누군가를 만난다는게..>

<많이 좋아 하셨어요?? 대학교 때 사귄 그 남자분..>

<글쎄...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아직도 생각나는 거 보면..>

<어떤 분인데요??>

<좋은 남자였어..자상하고..요리 잘하고..너처럼 젓가락질도 엑스자로 하는 그냥 어디서나 볼수 있는 평범한 남자..>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회상하듯 공허한 눈빛으로 말하는 선생님은 왠지 모르게 슬퍼 보였다..떠나버린 이를 몇 년째 기다리는 소녀처럼..



<왜..헤어졌는지 물어봐도 돼요??>



나는 조심스럽게 선생님에게 물었다. 솔직히 이런 말은 상대방에게 실례가 되는 말이라는 것을 나도 잘 안다. 왜 헤어졌는지..왜 사랑했던 그 사람과 이별 했는지 누군가에게 말해주기는 참 힘드니까.. 솔직히 자기들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렇게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졌는지..사귈 때만 해도 평생을 함께 할 것처럼 사랑했던 사람을 왜 그렇게 떠나 보냈는지..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건 헤어지는 데는 이유가 필요 없다..그냥 식어서..어느 한쪽의 사랑이 식어서니까..



그래도 나는 웬지 모르게 묻고 싶었다..아니 물어야만 할 것 같았다. 아까의 선생님의 슬픈 얼굴이 갑자기 생각나서 인지 언뜻 비치는 슬픈 기색 때문인지 는 모르지만 꼭 듣고 싶었다..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슬프게 하는지..



<죽었어...>

<죽어요??>



너무도 덤덤하게 말을 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잘못 들은 건 아닌가 싶어 되물었다.



<응...교통사고로....3년 전에..>



조그맣게 내뱉은 선생님의 목소리에 깊은 슬픔이 전해져 온다. 아직 맘에 담아두고 가끔씩 꺼내보고 우는 듯한 그런 슬픔이..



<죄송해요...>

<아냐... 니가 뭐가 죄송해... 오히려 괜히 이런 얘기한 내가 미안하지...신경 쓰지마..괜찮아..>



괜찮다는 듯 나에게 손을 저어 오는 선생님의 눈동자엔 잠깐 사이에 촉촉한 물기가 배어 있었다. 애써 웃음을 흘리는 선생님의 얼굴은 얼핏 웃고는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슬퍼 보였고 그 어느 때 보다 아파보였다. 아까 운 것도 그 분 때문인가??



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줍 잖은 말로 선생님에게 위로한답시고 해봤자 그것은 동정일 뿐 아무것도 아니니까.. 거실 안에 한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선생님도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니 하면 안되는 것처럼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안가 그 정적을 깬 것은 나였다.



<옛날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참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막막하게 느껴졌었어요.. 언제나 옆에 있을 것 같은 분들이 갑자기 이제는 볼 수 없게 되니까 왜 그렇게 어린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힌 것처럼 느껴졌던지.. 온통 깜깜해 보이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게..그냥 마냥 울기만 했어요..그렇게 울고 있으니까 나중엔 누나가 와서 절 막 때리더라고요.. 상 중인 애를 막 개 잡듯이..크크 그렇게 한참을 때리고 나서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아직도 누나의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다. 울지 않으려 애쓰며 자기를 다그치듯 나를 다그치던 누나의 목소리가..



<지금 니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너 혼자만 세상에서 제일 아픈 것 같지?? 웃기지마..지금 너 보다 더 아픈게 누군줄 알아?? 바로 이런 니 꼴을 보고 있는 엄마, 아빠야!! 언제나 말했지..엄마 아빠가..니가 어디에있든 어디서 뭘 하든 엄마아빠는 항상 옆에 있겠다고..너랑 함께 계시겠다고.. 지금도 마친가지야.. 니가 이렇게 꼴사납게 질질 짜고 있는 지금도 엄마, 아빠는 니 옆에서 너보다 더 슬픈 표정으로 울고 계신다고!!>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 건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말해 드리고 싶었고 들려드리고 싶었다. 나는 약간의 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때 제 나이 열 셋이었어요.. 솔직히 누나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야 하는건지 알긴 힘들었죠.. 근데..이상하게도 눈물이 멈추더라고요..이상하게..울면 안될 것 같은...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그날 이후로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슬프다 할 정도로 운적은 없어요..가끔씩 보고 싶어서 그리워서 그래서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그건 그냥 그리움일뿐 슬픈건 아니었어요..생각해 보니까 슬플 이유가 없더라고요...저한테는 부모님과 함께한 좋은 추억이 있고 내 몸에는 부모님이 남겨주신 사랑이 있고 저는 그걸 확실히 기억하고..지금도 여전히 느끼고 있고..돌아가셨지만 한번도 부모님이 멀리 떨어져있다거나 하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그렇게 되니까 자연스레 울 일도 없어지더라고요..>



한참을 내 얘기를 듣던 선생님이 기특하다는 듯 날 보며 웃음을 지어왔다.



<강하네...강혁이는..부러워..니가>

<뭘요...그냥 자기 합리화죠..그러는 선생님은요?? 슬프세요 그분의 일이??>

<응?? 음...모르겠어...아직도 슬픈건지 아닌건지..그건 왜??>

<그냥..슬퍼 보여서요..너무..너무 슬퍼서 너무 아파서 당장에라도 울 것 같은 사람처럼..>



그랬다..지금 선생님의 모습은 주인을 잃은 강아지처럼 보였다. 주인을 찾아 헤메다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혼자서 슬프게 울고 있는 불쌍한 강아지..



<그래 보여?? 후후...그랬나??..내가?? 모르겠어...다 잊었다고 생각 했는데..다 지웠다고 생각했는데..좀처럼 지워지지가 않네...아니...아예 지워지지가 않아..기억하나하나 모두 다.. 몸 안에 꼭 박혀있는 가시처럼...등에 난 종기처럼...계속 남아 있어서 잊었다고 생각하다가도 숨을 쉴 때마다 가끔씩 가슴이 아프고..너무 힘들어서 좀 쉴라고 어디 기대면 이 종기가 너무 아파서 기대 쉴 수도 없을 만큼 아파서.. 좀처럼 지워지지가 않아..>



조금씩 감정이 격양된 것일까...차분하게 말을 뱉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어느새 울먹임으로 바뀌고 있었다. 거기에 사랑스러움이 그득한 눈동자도 어느새 물을 머금은 듯 촉촉하게 번져 있었다.



<아픈 기억이었어요?? 그렇게 잊고 싶을 만큼?? 그분과의 추억이 그렇게 잊고 싶을 만큼 끔찍하고 아팠어요??>

<아니...행복했어...그 이상 행복은 없다고 여길 만큼 행복했어..그래서 더 아픈가봐..>

<그럼..된 거 잖아요..행복하고 기뻣으면 된 거잖아요..그분과 그렇게 행복하고 좋은 추억을 쌓았으면 된거잖아요..왜 그렇게 슬픈 얼굴로 그 좋은 추억을 슬프게 만들어요.. >

<알아...그래서 나도 웃을라고..그 사람 몫까지 행복하려고 하는데 자꾸 눈물이이나..모르겠어...그냥...그냥...내가 행복하면 나 혼자 행복하면 그 사람한테 너무 미안해서..너무 미안해서..그 사람 몫까지 웃고 싶어도 마냥 웃을 수가 없어....>



그리고 참았던 눈물이 넘쳐 흐르듯 글썽이던 선생님의 큰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언제나 밝아 보이고 활기차 보이던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그 밝음으로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편하게 해주는 능력을 가진 선생님이었다. 그런 분이 이렇게 아픈 얼굴하고 있으니 마치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분이었어요?? 그분...선생님이 아프던 말던 자기만 아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아니...나도 알아..안 그럴 사람이 란 걸.. 착한 사람이었으니까.. 근데...너무 힘들어..생각할 때 마다...그 사람이 느껴 질 때마다..너무 보고 싶어서 그때마다 너무 아파서...웃음이 안나와.. 너무 아파서...>

<지금 젤 아픈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바로 그분이에요...지금 이렇게 자기 때문에 아파하고 있는 선생님을 보는 그분이 지금 제일 슬퍼 할거예요..>



나답지 않다..이런 말...이런 닭살 돋는 말..하지만 하고 싶었다..말하고 싶었다.. 선생님은 더 이상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그렇지만..그 사람은...>

<지금 세상에 없다고요??>



울먹이는 아기처럼 고개를 끄덕이는 선생님. 어느새 눈물로 젖은 큰 눈은 나를 향해 있었다. 안아주고 싶을 만큼 여린 그 모습에 마음을 억누르며 간신히 다음 말을 이어갔다.



<대신...다른 데 있잖아요...선생님 마음 속에...선생님 옆에..선생님 곁에...눈에 보이지 않는다 뿐이지 언제나 선생님 곁에 있잖아요..가시처럼 종기처럼 박혀 있긴해도..있잖아요..여전히..못 느끼시겠요??>



한없이 이상론적인 얘기다. 하지만 난 정말 그렇게 믿는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은 사라지는게 아니라 그 사람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머물면서 영원히 그 사람과 함께하는 거라고.. 웃을 땐 그 사람의 눈으로 같이 웃고 슬플땐 그 사람의 눈으로 같이 눈물 흘리고.. 기억에 터를 잡고 추억에 집을 짓는다고.. 난 정말 그렇게 믿는다..



<난...난....흑...흑흑...>



내 말에 감정이 격해진 것일까?? 더 이상 눈물을 참기 힘들었던지 선생님의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두 줄기 눈물이 흐른다.. 그런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천천히 손을 뻗어 선생님의 젖은 눈가를 쓸어갔다.



<어린애 같아요...선생님...울기나 하고...>



가볍게 미소 지으며 나는 선생님을 감싸듯 눈물로 번져있는 볼을 따뜻한 손길로 부드럽게 쓰다듬어갔다.



<흑..흑...흐...아앙~~앙~~>



그런 내 손길에 눈물이 복 받쳤던지 어느덧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아내며 고개를 숙여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하는 선생님에게 나는 좀 더 다가가 가볍게 등을 토닥거려갔다. 울 곳이 필요했던 걸까?? 어느새 내 품으로 들어와 목 놓아 우는 선생님은 그 옛날의 어린 나처럼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갔다..그저 하염없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내 품에 안겨 서럽게 울던 선생님의 울음 소리가 점차 잦아들고 거실은 다시 고요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이제 좀 괜찮으세요??>

<아니..안 괜찮아...>



잔뜩 울어서 인지 선생님이 목매인 듯 한 목소리로 대답해 왔다. 그지.. 그렇게 울어 재꼇는데 괜찮으면 그게 이상한거지..



<아직도 기분이 안좋아요..???>

<아니..그게 아니라..>



울다가 지친 듯 내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선생님은 일어날 생각이 없는지 좀처럼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그게 아니면요??>

<그...그게..>

<설마 창피해서 그러는건 아니시죠??>



정말인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내 무릎에 얼굴을 묻는 선생님.. 하긴 쪽팔리기도 하겠다..제자 앞에서 그렇게 울었는데..그래도..인제는 좀 일어나지.. 나두 바지가 젖어서 기분이 좀 찝찝한데.. 확실히 내 반바지는 선생님의 눈물로 잔뜩 축축해져 이상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아...바지에 오줌 싼 기분이야..



<뭐..어때요..사람이 살다보면 울 수도 있는거지..>

<그게 아냐...아무튼 지금 일어나면 안돼..>

<왜요??>

<번졌어...>



번져?? 뭐가??



<화장이 다 번졌다고..지금 일어나면 아마 괴물 같을 꺼야..근데 어떻게 일어나..>



마치 보이면 죽기라도 할 것처럼 더욱 더 내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 선생님은 떼쟁이 애기처럼 귀여워 보였다. 근데..화장이 번졌으면 내 옷에 다 묻었을 꺼 아냐.. 아이씨..또 빨래해야 되나..



<뭐 어때요..>

<안돼!! 창피하단 말야...>



이러고 있는 게 더 창피할 것 같은데..완전 애다....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



<설마 화장 번졌다고 그 이.쁜. 얼굴이 어디 가겠어요..>

<그거야..그렇지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있다.. 확실히 공주병이 있어..그것도 아주 중증이다.



<그럼 제가 욕실에서 물수건 갔다 드릴께요..그걸로 닦으면 되잖아요..>

<그래도 안돼..잠깐만 이러고 있어..붓기라도 빠질때까지..>



이거 완전히 땡깡이다.. 선생이란 여자가 제자한테 땡깡이나 부리고..잘 하는 짓이다..



<안볼께요..진짜 맹세하고!!금방 다녀 올께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나는 내 웃옷을 잡아당기는 선생님의 몸짓에 잠시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아주 잠깐이면 돼..아무데도 가지 말고...그냥 이러고 있어줘...>

<선생님...>

<부탁이야...가지마...>



선생님의 하얀 손은 마치 떠나가는 엄마 손을 붙잡는 아이처럼 내 옷깃을 가득 움켜잡고 있었다. 그 간절한 몸짓에 이내 마음을 접고 나는 다시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옛날에..가끔씩..그 사람이 이렇게 무릎 배게를 해준적이 있었는데..그때마다 누워있으면 그 사람 냄새가 났었어..푸근하고..자상한 향기가... 화가 나거나 기분 안 좋은 일만 있으면 그 사람 무릎 배고 막 화내곤 했었는데 그 냄새 맡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이 되는게 금방 웃게 되더라고...신기하게..>



기억을 더듬는 듯 한 선생님의 아득한 목소리가 내 다리에서 울려왔다.



<근데...그 냄새가...너한테 나 너무도 익숙한 그 냄새가 너한테 나..다신 못 맡을 줄 알았던 그 냄새가.. 너한테서..나와...>

<하하...같은 비누를 쓰나보죠..제가 이래뵈도 좋은 것만 골라 쓰거든요..>

<후후...그런가..암튼...기분 좋아..이러고 있으니까...>



귀여운 강아지처럼 얼굴을 부비는 선생님. 흩트러진 머릿결이 맨다리에 쓸려 묘한 감촉이 전해져 온다. 아..이거 좀 난감한데...거기에 내 아랫도리에 얼굴을 묻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이상한 상상이 든다. 이거 어쩌냐...



내 맘을 알아 차렸던 것일까.. 한참을 내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던 선생님이 천천히 얼굴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 혹시나 선생님이 기분 나빠하실까 하는 생각에 나는 고개를 돌려갔다.



<괜찮아..봐도...>

<선생님이 싫다고 하셨잖아요,,창피하다고..>

<이제 괜찮아..그리고 뭐 어때 제잔데..>



알면 진작 좀 그러지...



나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선생님의 두 큰 눈은 얼마나 울었는지 토끼눈 처럼 빨개져 있었지만 그것 빼고는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울음으로 화장이 지우진 것 정도?? 하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더 산뜻하고 색다른 매력을 뿜고 있었다. 애기 같은 잡티 없는 피부에 동그란 눈에 그리 높진 않지만 상당히 귀여운 선을 가지고 있는 콧날 등은 26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순해 보이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얼굴은 진짜 애라고 해도 믿겠다..



<에이...괴물은 커녕 아무렇지도 않네요..더 이쁘기만 하고만..>

<이거?? 니 옷에 몇 번 문질렀더니 다 없어졌나 보다...헤헤>



뭐?? 의아한 마음에 아래를 내려다 보니 내 면티는 눈물자국과 마스카라 등등의 이상한 흔적들이 잔뜩 묻어 얼룩이 져 있었다. 에이씨...그러게 내가 수건 갔다 준다고 했잖아..왜 여기다 닦어.. 내 옷이 수건도 아니고.. 이거 빨아도 안 지워지는 거 아냐??



<아...오랜만에 실컷 울었더니 후련하고 편하네..오늘 영 기분이 꿀꿀했는데..확 풀린 것 같아..>

<왜요??아까 쫓아오던 그 남자 때문에요??>

<아니...오늘이 그 사람 생일이었거든...>

<아...>

<잘한 것 같아.. 너 따라 온거..그냥 혼자있기 우울하고 그렇다고 누구 불러내서 놀기도 좀 그래서 온 건데...고마워>



눈물을 흘려 한층 맑아진 눈망울로 나를 향해 고마움의 미소를 보내오는 선생님의 인사에 나는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뭘요..한것도 없는데..>

<아냐..아냐...투정도 받아주고 우는것도 받아주고..얘기도 들어주고..무릎도 빌려주고..다 고마워..>

<뭐..정 고마우시면 나중에 대여료 주시던가요..오늘 하루 저 가지고 기분 푸셨으니까..

이래뵈도 제가 꽤 비싼 몸이라고요..>

<음..뭘 주면되는데??>



마치 당장이라도 주겠다는 듯 진지한 얼굴로 날 바라보는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약간 당황했다. 그냥 한말인데.. 또 진지하게 받아들이네..



<그냥 한 말이예요.. 신경쓰지 마세요..>

<아냐..진짜로 주고 싶어서 그래...말해봐.. 뭐 필요한 거 있어??>



그렇게 갑자기 바짝 다가오면 내가 부담스럽잖아...정말이라는 듯 모든지 다 주겠다는 다부진 얼굴을 한 선생님이 나에게 몸을 붙여 온다. 어찌나 바짝 다가왔던지 선생님 특유의 달콤한 딸기향이 은은하게 내 콧가를 맴돌아왔다.



또 분위기 이상하네.. 얼릉 암거나 말해야겠다..



<그럼...아까 그거..그 잡지..돌려 주세요...>

<뭐?? 그 교육용 잡지??크크>



기억력 좋네.. 그냥 지나가다 한 말인데 그걸 기억하고 있냐??



<암튼..그 잡지..그게..제께 아니라서...친구 돌려줘야 하거든요...>

<음...알았어,,그 정도야 뭐..원래는 졸업 때 줄라고 했는데..그냥 주지 뭐..>



선생님은 언제 가방에 넣었는지 주섬주섬 가방을 열어 책을 꺼내 나에게 내밀었다.



<자..열심히 보고..공부 열심히 해서..꼭 좋은 성과 거두길 바랄께..헤헤>



우..웃기는..울다가 웃으면 어디에 털 나는지도 모르나?? 뭐가 웃긴지 실실거리는 선생님의 손에서 책을 가져 오려던 나는 아무것도 잡지 못한 채 헛손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앞의 선생님을 바라보니 책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까 안되겠어..>

<왜요??>

<너무 위험해..귀여운 우리 제자가 가지고 있기에는..>



뭐가 위험해??!! 그게 총이냐?? 칼이야?? 뭐가 위험해?? 요즘엔 초딩들도 클릭 한번이면 보는 게 성인 잡지다.. 무슨 90년댄 줄 아나..



<그래도 약속 하셨잖아요..주세요..>



선생님의 머리위로 손을 뻗어 잡지를 채가려던 나는 그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선생님의 행동에 헛손질을 해갔다. 은근히 빠르단 말야..내 움직임을 읽고 있어.. 무슨 무술 배우나??



<안되겠어..다른거..다른거 들어줄께..>



귀엽게 고개를 흔들며 단호하게 말하는 선생님은 마치 아빠에게서 술병 뺏어서 안주겠다고 땡깡부리는 아이처럼 귀여워 보였다. 그래도..약속한건 지켜야지.. 어른이 되가지고..



<그런게 어딨어요..주세요..>

<다른거 말하라니까..>

<그냥 주세요..>



얼마나 그렇게 옥신각신 했을까.. 등 뒤로 감춘 잡지를 빼내기 위해 몸의 중심을 앞으로 실던 나는 이내 또 다시 아까처럼 중심을 잃고 쓰러져 갔고 앞에 있던 선생님 역시 내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함께 뒤로 넘어갔다.



젠장..또 이 패턴이냐.. 나는 아까와처럼 손을 더듬으며 필사적으로 잡지를 찾아갔고 이내 손에 무언가 잡히는 것을 느꼈다. 잡혔다..이번엔..



부스럭.. 부스럭..



진짜다..소리를 들어 보니까 아까처럼 그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잡지를 꼭 움켜주고 몸을 일으키기 위해 쇼파 손 받이에 손을 딛고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갔다.



<잡았...다..>



득의의 표정을 지으며 몸을 일으키던 순간 내 눈 앞에 들어오는 광경에 나는 말끝을 흐리며 호흡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쓰러질때 뜯어 졌는지 선생님의 하얀 민소매 블라우스의 앞 부분이 하얀 속살을 훤히 드러내놓고 있어 언뜻 언뜻 선생님의 아름다운 가슴의 윤곽과 레이스가 달린 분홍색 브레지어가 두 눈 가득 보여왔다. 역시 생각했던 것 대로 가슴이 꽤나.. 크구나... 누워 있는 데도 확실한 융기와 계곡을 형성하는 선생님의 가슴은 눈으로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이 넘쳐났다.



밑을 내려다 보니 언제 올라갔는지 하늘색 주름진 치마가 위로 올라가 브레지어와 세트처럼 보이는 레이스 문양의 귀여운 핑크색 팬티가 눈에 휜히 들어왔다. 하복부에 자극적인 라인을 그리며 덮여있는 레이스 팬티와 그 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미끈한 다리는 저 귀여운 얼굴에 어울릴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섹시미가 넘쳤다.



뭐냐...이 언발란스한 조합은...너무 야하잖아..저 귀여운 얼굴에 이런 모습이라니...



<에고....강혁아...좀...나와봐...>



아직 모르는 건가?? 밑에서는 선생님이 순진하고 멍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저...그..그게...>

<강혁아 모해?? 이상한 얼굴을 하고...좀 나와..에??>



얼빠진 나의 얼굴을 보고는 이제야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는지 고개를 내리는 선생님. 그리고 1초의 간격으로 경직, 놀람, 부끄러움으로 상황에 맞지 않는 귀여운 표정연기를 보여주신 선생님은 이내 빨갛게 얼굴을 물들이며 몸을 움츠려뜨려갔다.



<보...보지마!!>

<네??...네!!>

<그..그렇다고 고개만 돌리면 어떻해!!....빨리 나와야지!!>

<아..네..!!>



다급한 선생님의 외침에 잔뜩 움츠렸다 튀어나온 스프링 마냥 몸을 일으킨 나는 황급히 쇼파 구석으로 몸을 피해갔다.



<저..절대!!..이쪽 보지마!! 절대루!!>



하얀 속살이 제자에게 들어 났다는 상황이 부끄러운 듯 연달아 소리치는 선생님의 모습이 살짝 귀엽게 느껴져 오는 나였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그녀의 말대로 고개를 돌려갔다. 이미 볼 건 다 봤는데... 말해준다고 좋을 건 없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자..



<다..됐어요??>

<히이...단추 다 뜯어졌어...>

<예??!!>

<보...보지 말라니까!!>



선생님의 말에 놀라 고개를 돌리 던 나는 다시금 들려오는 선생님의 외침에 고개를 원위치 시켜야 했다. 아이씨...애 떨어지겠네...



<그럼..어떡해요??>

<몰라...이거 지금 못 입을 것 같은데...>

<저... 그럼 다른 거라도 입으실래요??>

<다른 거??>

<저...누나 방에 옷 있거든요..그거 가져 올께요..>

<아니...그냥 니 옷으로 줄래??>

<네?? 왜요??>

<그게..아무래도 주인 허락 없이 입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그것도 여자 껄...>



들어 보니 일리 있는 말이다.. 누나 허락도 안 받고 내 멋대로 막 빌려주는 건 좀 이상할 것 같긴 하다.



<그럼 제 옷 가져다 드릴께요...좀만 기다리세요..>

<어..그리고 이쪽은 보지마!! 절대!!>



네~네~네~ 보라 그래도 안봅니다.. 내 머릿속에 이미 세이브가 되있거든요..흐흐 근데 입을 만한게 있나??



내 방에서 입을 만한 옷가지 찾은 뒤 몇 개를 들고 나와 선생님께 건내 준 나는 역시나 아까처럼 고개를 돌린 채 멀리 천장을 바라보았다. 하아..이게 뭐냐...무슨 벽보고 수행하는 것도 아니고..거기다..



스륵스륵..



이 소리는 어쩌냐고..이 뭔가 없던 상상력도 뭉글뭉글 피어오르게 만드는 오감을 자극 하는 이 소리 말이다.



<저기...강혁아 다 입었어..이제 뒤돌아도 돼..>



고맙습니다...좀 만 더 이대로 있었으면 저 해탈의 경지에 이를 뻔 했어요...방금 부처님을 뵙답니다...하아.. 선생님의 허락에 드디어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나는 눈 앞의 선생님의 모습에 잠시 시선을 고정 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건..뭐냐.. 분명히 선생님이 입고 있는 평범한 셔츠였다. 나도 자주 입던 셔츠였고 누가 입어도 셔츠이상의 의미는 나타낼수 없는 그런 평범하고 평범한 만 원짜리 셔츠였다.



근데 뭐지 저 만 원 짜리 셔츠에서 풍기는 이 야릇함은?? 남자 옷을 입었기에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소매나 밑에 배 부분만 헐렁하게 너풀거리는 데 반해 가슴께에 있는 큰 유방만이 난방을 세차게 밀어 올려 팽팽하게 된 모습이 묘하게 자극적이다. 거기에 얼굴도 이쁜 미녀라는 대전제가 깔려 더욱 더 그런 모습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터무니 없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한마디로...야해....근데...원래 선생님 가슴이 저렇게 컸나?? 항상 귀엽게만 느껴지는 이미지였기에 선생님의 저 볼륨 넘치는 어마어마한 가슴의 크기는 나에겐 실로 충격으로 다가왔다.



<왜?? 이상...하니??>



이상 하다뇨~~그 모습이 이상하면 세상 자체가 이상한 겁니다..세상은 지금 제대로 돌아가고 있어요..



<아뇨... 괜찮아요...잘 어울려요..>



특히나 그 수박만한 가슴이 말이죠...



<그래?? 헤헤...>



내 칭찬이 맘에 들었는지 선생님이 눈꼬리를 내리며 귀엽게 웃는다. 아...이게 어찌 다 큰 어른의 모습이란 말인가?? 이 여잔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거야...혹시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는 중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성장 호르몬이 다 저 왕 가슴으로 쏠려 있나 보다.



<그나저나 옷은 어떡해요??>

<이거?? 수선 집에 맞기면 되지 않을까?? 단추만 떨어진 것 같으니까..>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는 선생님이었지만 엄밀히 원인 제공자였던 나로서는 꽤나 미안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죄송해요..괜히 저 때문에..>

<응?? 아냐~ 엄밀히 말하면 내 잘못도 있으니까 신경 쓰지마...>

<그래도...>

<괜찮다니까...그보다 강혁아...>

<네??>

<너...어디까지... 봤어??>



조심스레 물어오는 선생님의 물음과 함께 순간 나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대답에 대한 선생님의 반응이 이리저리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가장 합리적인 대답을 이끌어 낸바..



<하나도... 못 봤어요..>



이게 제일 합리적이야...



<정말??>

<예~보고 싶어도 워낙에 순식간이라서 볼 새도 없었어요..그렇다고 뭐 보고 싶었다는 건 아니지만...암튼 못 봤어요...>



뭔가 미심쩍다는 듯 한 표정을 하는 선생님이지만 별수 가 없는지 이내 납득하는 표정을 지어갔다. 잡아 때자...잡아 때는데 어쩔거야..



<그래??그럼...다행이네...>



그럼 다행이지...넘겼다 보다... 후후..



<그럼 강혁아...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뭔데요??>

<그게..선생님 속옷 하나만 구해다 줄래?? 아까 전에 뒤에 후크가 떨어진 것 같아서...>

<그래요?? 아까 볼 땐 안 그래 보였는데.. 옷만 뜯어진 거 아니었어요??>

<그래??>

<네...아까 분명히 핑크색 브레지어가 멀쩡하게....>



잠깐...뭔가 이상하다..뭔가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을 뱉은 것 같은데...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황급히 뚫린 입을 막아보지만 이미 나온 말을 주워 담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 알았어?? 선생님께 핑크인지?? 워낙에 순식간이라 볼 새도 없었을 텐데..>

<저...그게..그러니까..>



이런...바보 같은 놈!! 이런 초보적인 함정에 넘어가다니... 바보!!바보!!바보!!



<흐...흑...>



잠깐..우는 거야??



<선..생님??>

<흑..흑...나 어떡해...>



갑자기 눈물모드로 들어간 선생님은 이내 고개를 땅으로 떨구며 이내 오열모드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정말...우는거야??..갑자기 왜 울어??



<선생님...우..우세요?? 왜...왜 울어요???>

<흑흑...나 어떡해...이제 시집 어떻게 가...흑흑... 외간 남자한테 볼 꺼 못 볼꺼 다 보이고.. 흑흑...나 이제 시집 다갔어...흐어엉...>



뭐냐...이 조선 시대적 신파모드는.. 지금이 무슨 은장도 들고 다니며 정절 따지던 시대도 아니고 그거 좀 보였다고 시집 걱정까지...



<저 선생님...그 정도 까지는...>

<흐어엉~ 엉엉~ 몰라.. 울 아버지가 알면 난 이제 머리 깍고 나오지도 못할꺼야..흐엉...>



절로 들어간 다는 거냐??!! 마치 내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 더욱 크게 울어 재끼는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점차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거..진짠가?? 진짜면 어쩌지?? 왠지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저..그럴 일 없을 거예요...>

<아냐!! 우리 언니도 형부랑 뽀뽀 한번 했다고 결혼 했단 말이야...나도 나도 그렇게 될꺼야..흑흑....엉엉..>



이 분의 집구석은 타임머신 타고 저 먼 조선시대에서 오셨답니까?? 뽀뽀한번 했다고 결혼하게..



<괜찮을 거예요...>

<안 괜찮아... 난 이제 끝났어..결혼도 못 할꺼고.. 평생 노처녀로 늙을거야..엉엉..>

<아니예요...안 그래요.. 만약에 그러면 제가 책임질께요!!제가 선생님 노처녀 안 되게 책임 질께요...>



자신은 없다. 그래도 일단 달래나 보자.



<흑흑....정말??정말...책임 질꺼야??>

<네...>

<어떻게??>

<그게...어떻게든....안되면 결혼을 해서라도 책임 질테니까...그러니까 그만 울어요...오늘 하루 종일 울기만 했잖아요..그러다 쓰러져요..그러니까 그만 울고..>



큭큭큭..



뭐냐.. 이 너무나도 익숙한 소리는..아까와는 다른 느낌의 소리가 들린 듯 했는데.. 여전히 선생님은 고개를 떨군 채 어깨를 떨고 있었지만 확실히 뭔가 분위기가 아까와는 다른 느낌이다.



<선..생님??>

<푸...푸..하하하~>



마치 참았던 무언가를 한 번에 방출하듯 강렬한 웃음의 에너지를 발산하며 시트콤의 방청객마냥 웃어 제끼는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어찌나 격하게 웃는지 난방에 둘러 쌓인 포탄 같은 젖가슴이 눈에 띄게 출렁거리며 흔들려간다. 별거 아닌 움직임인데 묘하게 야하다...그나저나...지금 뭐야?? 이거...혹시...



<선생님...장난..치신 거예요??>

<크크...당연히 장난이지~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그런 일로 시집을 못가니?? 조선시대도 아니고...흐흐..>

<그럼...그 언니 얘긴??>

<나..언니 없어...무남독녀 외동딸이야..울 아버지가 나 엄청 예뻐하시지..크크>



순간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을 때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것도 여자를.. 나보다 나이 많은.. 거기에 선생이라는 사람을.. 나의 폭력을 막는 3가지 이유 덕에 나는 간신히 그 마음을 억눌러갔지만 눈 앞에 나의 폭력 유발자는 아직도 뭐가 그렇게 웃긴지 숨 넘어갈듯 킥킥대고 있었다. 터져 나온 웃음 멈추기가 힘들었는지 그렇게 한참을 선생님은 고운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갔다. 그래..웃어라... 맘껏 웃어라... 아주 웃다가 콱 사례나 걸려라..



<그만 웃어요...>

<킥킥...미안..그게...너무 웃겨서...크크.. 근데 너 디게 잘 속는다.. 난 하면서도 안 속을꺼야 하면서 걱정했는데 속네...크크...>



네네....저도 몰랐네요..이렇게 잘 속는지... 덕분에 알게 되서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고마워서 화가 나네요...하하..



<하아..웃겨 죽는 줄 알았네..>



나는 화가나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약간 뚱해있는 내 표정을 읽은 것일까?? 웃다 흘린 눈물까지 닦아내며 진정하던 선생님이 빼꼼이 내 얼굴을 바라보며 눈치를 살펴왔다.



<화..났니??>



아까 위에서 말 한데로 나의 폭력을 막는 3가지 이유만 아니면 당신을 때릴지도 모른다는 이 감정이 그에 속한다면.. 맞는 것 같네요.. 그래도 그런 걸 솔직하게 말하면 너무 없어보이니까..



<아뇨...>

<화 난것 같은데??>

<아니라니까요..>

<정말??>



그렇게 자꾸 물어보니까 없던 화도 생기겠네요..



<네...정말......화났어요!!>



못 참겠다.. 참으면 홧병 생길 것 같아..할 말은 해야지..



<사람이 옆에서 걱정하는 데 그런 장난이나 치고 당연히 화나죠!! 나는 선생님이 울어서!! 아까 그런것 때문에 미안해서!! 달래줄라고 그런 건데.. 아까부터 계속 울어서 혹시나 탈이라도 날까봐 걱정 되가지고 안절부절 하고 있는데 거기다 장난이나 치고 화가 안나게 생겼어요??>

<어?? 미안...니말 들으니까 선생님이 좀 심했던 것 같다...>



격양된 목소리로 속사포처럼 튀어나오는 내 말에 위축이 된 듯 마치 혼나는 학생마냥 움츠리는 선생님의 모습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학교에 누군가가 봤다면 교권에 대한 반항이라고 하며 처벌을 가했을만한 장면이었지만 지금 흥분 상태인 내 머릿 속에 그런 생각 따위는 전혀 들지 않았다.



<좀이 아니라 많이 심했죠!! 아까 그 책임진단 얘기도 그래요. 나는 나름 진지하게 생각해서 한말인데 한순간에 바보로 만들었잖아요!! 뭐예요 그게!! 나만 바보 되고..>

<진지..했어??>



순간 아까와는 다르게 사뭇 진지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어 오는 선생님이었지만 역시 그런 모습 또한 나에게는 그리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당연 하죠!! 나 때문에 시집도 못 간다는데 당연히 진지해지죠!!>

<책임...진다는 것도??>

<그래요!! 오죽하면 결혼 하겠다는 생각 까지...>



말을 잇던 중 뭔가 이상한 느낌에 선생님을 바라보니 뭔가 잠깐 멍해진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는 게 나는 잠시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야..이건?? 또 장난치는 건가?? 그런 얼굴은 아닌데..



<왜...그렇게 쳐다봐요??>

<응?? 어...아냐..그냥....미안..생각 해보니까 선생님이 많이 심했던 것 같아..정말 미안..>



방금 전의 나의 말 때문 이었을까?? 고개를 돌리며 뭔가 움츠려 든 듯 한 선생님의 모습에 이번엔 내가 너무 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온다. 갑자기 저러니까 내가 괜히 미안해지잖아..



<뭐...그러니까 다음부터 그런 장난치지 마세요...>

<어..그럴게...>



뭔가 주눅이 든 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선생님. 그리고 잠시 동안 찾아온 정적.. 뭐야 이 뜬금없는 침묵은... 너무 생뚱맞아서 할 말이 없다...



<저기..그리고...선생님..>

<으..응?>

<아까 그건 죄송해요..>

<뭐??>

<그거...본거...>

<그거..라니??>

<그...그거 아까 선생님 몸..본거요...죄송해요...>



내 말에 이제야 무언가 깨달았는지 선생님은 갑자기 빨갛게 달아오르며 얼굴을 붉혀갔다.



<아냐...괜찮아...어쩔 수 없는 거였으니까..신경...쓰지마..>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다시금 찾아온 고요한 정적.. 난감하네...진짜..



<그럼...선생님은... 이제 가봐야겠다..>

<네?? 가시게요??>

<어...시간도 이제 늦었고.. 지금 내 상태도 그렇고.. 너희 누나 오기 전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하긴...저 오묘한 복장의 선생님을 누나에게 보이면 뭔가 없던 오해도 생길 거 같은 느낌이 들긴 하다. 누나 오기 전에 얼른 보내는 게 나을지도..



<그래요..그럼 제가 바래다 드릴께요...>

<아..아냐!! 나 혼자 집에 갈수 있어..괜찮아....>

<그래도 밤길이니까 제가...>

<아냐...정말 괜찮...어머...>

<왜 그러세요??>

<어?? 그게...눈에 뭐가 들어 간 것 같아..>



고개를 숙이며 눈이 껄끄러운지 선생님이 강아지처럼 손으로 귀엽게 눈가를 비벼 갔다.



<그래요?? 그럼 손으로 눈 비비지 말고 가만히 계세요..제가 불어 드릴께요..>

<어?? 아..아냐...그냥 내가 할게..>

<아니예요..손으로 눈 비비면 더 안 좋아 져요..잠깐만 저보고 눈뜨고 계세요..얼른요..>

<아니..괜찮은데...>



이상하게 몇 번을 주저 하던 선생님은 이내 나의 완강한 태도에 결국 나와 얼굴을 마주 앉아 갔다.



음....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더 이쁘네.. 얼굴과 더불어 피부도 나이 먹는 걸 멈췄는지 아기같은 뽀얀 피부가 너무나 보드라워 보인다. 그 뽀얀 피부와 귀여운 이목구비가 너무 사랑스럽다.



<뭐...뭐해? 안 불어??>

<아...네 지금 불어요...>



자..사심은 버리고..한번 두 번 살짝살짝 선생님의 눈에 바람을 불어보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듯 선생님은 계속해서 갑갑함을 호소했다.



<안되겠다...그럼 이번에 제대로 불어 볼게요..>



손바닥으로 선생님의 고운 두 볼을 감싸며 얼굴을 고정한 나는 숨을 들이키며 선생님의 눈을 주시했다. 뭔가 이상하게 만지고 있는 선생님의 두 볼에서 열기가 느껴지고 눈동자가 이상하게 떨리는 듯 보였지만 한 가지 목표에 집중에 있는 나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길 뿐이었다.



<어때요??괜찮아요??>

<어...어?? 괜찮은것 같아...>

<정말요??>

<어....좋아....이번엔 안 아퍼...>



다행이네.. 이번에도 못하면 선풍기를 가져다 불 생각이었으니까...뭐 이건 조크고..기껏 나섰는데 못해서 쪽팔릴까봐 조금 걱정했다. 마치 여자 앞에서 꽉 조여진 잼 뚜껑을 따려다 못 따 얼굴이 뻘게지는 기분 같은 거 말이다..



<다행이다...이번엔 잘해서...조금 걱정했는데 잘 못할까봐..>



다시 한번 확인하듯 동그란 눈을 나를 향해 연신 깜박거리는 선생님의 모습은 디카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무한대에 가까운 횟수로 셔터를 눌러 아무런 일체의 보정 작업 없이 바탕화면에 약 1만년 동안 깔아놓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 보였다.



보석을 박아 넣은 듯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도 약간 쳐진 듯 귀여움이 묻어 나오는 사랑스러운 눈매도 평생 두고 보고 싶을 정도로 정감 가는 저 미소가 내 마음을 울릴 정도로 가득 안으로 들어온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안아주고 싶은 사랑해주고 싶은 선생님의 얼굴에 그리고 그 모습에 이끌리듯 어느새 나는 몸을 숙이며 선생님에게로 다가갔다.



<고마워..강혁아...이제...괜...흡..>



미끄러질듯 윤기나는 입술에 나의 거친 입술이 겹쳐지자 말을 하던 선생님은 예상치 못한 너무 갑작스러웠는지 이렇다 할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선생님의 입술을 내 입술에 담아갔다. 깊지 않은 입맞춤이었지만 입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은 여과 없이 느껴져 와 가슴을 두들겨 온다.



잠깐의 입맞춤이 끝나고 나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떼어갔다. 눈 앞에 선생님은 방금 키스가 어이가 없던 건지 놀란 건지 강아지 같은 눈으로 멍하게 나를 바라 보았다.



지금 내가 뭐 한거지?? 지..지금 아~~!! 사고 쳤다!! 모르겠다.. 지금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왜 그런짓을 한 건지...



<가..강혁아...지금...너...>

<죄..죄송해요!!>



급하게 수직낙하 하듯 고개를 숙이며 큰소리로 잘못을 시인하는 나였지만 선생님은 여전히 지금 이 상황이 얼떨떨 하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봐왔다. 뭐라고 해야하나... 그냥 했어요?? 나도 모르게 입이 갔어요?? 다 이상하다.. 한마디로 할 말이 없다.



<죄송해요..선생님...정말 죄송해요..저도 모르게...정말 죄송해요..>



내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사과의 말을 거듭 반복하며 연신 고개를 숙여 보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화가 나신 걸까?? 하긴 화 낼만도 하지 갑자기 그런 짓을 했는데.. 선생님의 침묵에 나 역시 더 말하기엔 너무 염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 그저 고개만 숙인 채 침묵해 갔다.



<고개 들어...>



한동안 말이 없으시던 선생님이 이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허나 나는 선생님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 이미 돌처럼 굳어 버린 내 머리는 위에 뭐라도 얹어있는지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져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민망함과 부끄러움 그리고 죄송함에 눈 앞의 선생님을 바라 볼 자신도 없었다.



순간 따뜻한 손길이 내 볼을 감싸 와 마냥 무겁게만 느껴졌던 고개를 가뿐하게 들어 올려갔다. 서서히 고개가 들리자 눈한 가득 뚱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죄진 사람처럼...고개만 푹 숙이고 있고..>

<죄송해요...정말...죄송해요..>



나를 향해 눈을 마주쳐오는 선생님의 모습에 그 죄송스러운 마음이 더 커지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아파온다.



<뭐가??>

<선생님을..제가 선생님을...>

<키스한 거??>

<정말..죄송해요...>



그저 할 말이라고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진다.



<당연히 죄송하지...선생님한테 그런 짓을 했는데...그것도 갑자기..>



어딘가 모르게 장난 섞인 목소리와 살짝 눈썹을 찌푸리는 귀여운 표정으로 꾸짖듯 말하는 선생님. 그 포근한 모습에 더욱 감정이 북받쳐 미안함이 더 커져온다.



<정말....너무...죄송해요....>

<괜찮아...알면 됐어...괜찮아...>



정말로 괜찮다는 듯 죄스러워 하는 나를 달래듯 고운 손으로 내 볼을 쓰다듬어 주는 선생님의 얼굴에는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한 미소가 가득하다. 미소와 함께 보이는 귀엽게 들어간 보조개가 떨리는 내 마음을 조금씩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그..그래도..>

<흠...정말 괜찮다니까... 선생님 말 못 믿어??>



안 믿는 건 아니었다. 선생님이 내게 보여준 저 웃음은 지금 선생님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충분히 느끼게 해주고 있으니까..그냥 이 상황이 적응이 안됐다. 당연히 호되게 혼나거나 징계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였기에 그저 정신이 없었을 뿐이다.



<아..뇨..믿어요...>

<그럼..됐어...그러니까 울지 말고...남자가 돼서 울면 안돼지..>

<아...안 울었어요...>

<안 울긴....눈이 빨개졌는데...히히...>

<아..아니라니까요....>



놀리듯 말하는 선생님의 손길을 뿌리치며 나는 고개를 돌려갔다. 울긴 누가 울었다고..



<근데...강혁아..>

<네??>

<너...혹시 선생님...좋아..하니??>



선생님이 말하기 힘든 말을 꺼내 듯 조심스럽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무슨...소리지...??



<음...그러니까....선생님을 어... 여자로...써....사랑...하냐고...>



자기가 말하면서도 말하기도 쑥쓰러운지 띄엄띄엄 내뱉듯 말하는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잠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이 뜬금 없는 질문은...



<그...그건 왜요??>

<아니...그...그냥....갑자기 선생님한테 이런 것도 그렇고...혹시나..해서...>



말하는 자기가 더 민망한지 고개를 숙인 선생님이 이리저리 불안한 듯 손가락을 움직이며 수줍은 목소리로 물어온다. 그 모습에 의아해할 새도 없이 나는 잠깐 생각에 잠겨갔다,



뭐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고 할까?? 그럼 내가 아까 한 행동이 정당화가 될까?? 하지만...그건 내 마음이 아니다... 물론 좋아 하긴 한다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 그건 그냥 호감, 미인에 대한 동경, 가슴 떨림 같은 것일 뿐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지금 위기를 벗어나자고 내 마음에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아...뇨...>

<아...니야??>

<네....>

<그래??...그렇구나...>



어딘가 모르게 아쉬워 하는 듯한 목소리였지만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에 그저 흘려갔다. 착각이겠지...



<그럼 뭐야?? 좀 전엔 왜 그런 거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토라진 아이마냥 약간 뾰루퉁한 목소리로 물어오는 선생님의 질문에 나는 다시 또 급 당황 모드에 들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또 뭐라고 해야 하나... 아...왜 자꾸 곤란한 질문만 하는거야..



<그...그건...>

<혹시...내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