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동물(草食動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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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동물(草食動物)



-제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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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줄거리

평소 소라넷 id 제니스의 노출사진을 즐겨보던 정우는 우연히 거래처에

갔다오다 노출사진 속 그녀를 만나게 된다. 이후 그녀를 다시 찾아헤멘

정우는 운명처럼 그녀를 다시 만나고 모텔로 향한다

그녀와의 환상적인 섹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초식동물에서 포식자로서 탈바꿈한 정우...

이제 더 이상 초식동물이 아닌 그가 새로운 먹잇감을 찾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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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후끈한 열기를 삭히고서 들어온 사무실 안은 냉랭한 분위기였다. 지연은 내 신랄한 비난과 욕설에 조퇴를 했다고 하고, 나는 거래처 다녀온다고 하곤 오후 느즈막한 시간이 돼서야 사무실에 들어왔으니 당연한지도 몰랐다.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몹시 화가 난 표정의 박과장이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야 차대리! 도대체 뭐야! 미스 최한텐 어떻게 한거야? 또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오는거고?”



“미스 최가 하도 싸가지가 없어서 한 마디 했습니다.”



“뭐...뭐?”





이미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일단 사과부터 하며 시작하던 나의 초식동물적 화법은 이제 공격적으로 변했고, 말투와 어조 하나하나엔 당당함과 자신감이 넘쳤다.





“후배 직원이 싸가지가 없어서 한마디 했는데 문제 있습니까?”



“아...아니... 그게...”





나를 잘 아는 박과장조차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아는 나는 그에게 조아리고 벨도 없는 평범한 부하 직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뭐 또 궁금하신거 있으세요?”



“아... 아니 그...그러니까 아 맞아 왜 이렇게 오래걸렸어?”



“개인적인 용무 좀 봤습니다.”



“개인적인 용무? 으.... 자네 무슨일 있나?”



“없습니다.”



“뭐 나한테 화난거 있나?”



“없습니다.”



“그럼 기분이 별로 안 좋은가?”



“아니요 기분 매우 좋습니다.”





박과장과 내 사이에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음에도, 불과 몇 시간만에 우리의 관계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내 눈치를 살피는 박과장, 더없이 여유있고 자신감 넘치는 나. 모두 다 그녀 덕분이었다.

나는 자리로 돌아가 꺼져있던 PC를 켰다. 지연은 정말 조퇴했는지 PC도 꺼져있고 자리에 없었다.

지금 같은 자신감이면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최지연의 블라우스를 뜯어버리고 당황하는 그년의 입속에 내 자지를 꽂아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버릇없는 그녀를 혼내주는 의미에서라도 꼭 그렇게 하리라 생각하며 나는 어느새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의자에 기댄 채 두 손은 주머니속에 들어가 있었고, 한손엔 그녀에게 미처 주지 못한 검은색 망사팬티가, 그리고 다른 한 손엔 그녀의 번호가 저장된 핸드폰이 쥐어져 있었다.







그 날도... 다음 날도 그녀에게 당장 전화가 오진 않았다.

하지만 특별히 걱정을 하진 않았다. 그때 그녀의 표정을 봐선 분명히 전화가 오리라는 확신같은게 있었다.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



내가 그렇게 기대감에 젖어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는 동안 사무실 분위기는 좀 달라져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주늑이 든 박과장에겐 풋풋한 초식동물의 향치가 느껴졌고, 싸가지 없는 미스최는 마치 날 없는 사람마냥 싸늘하게 대했다. 그럼에도 내가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는지 업무시간 중에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다 나와 몇 번이나 눈이 마주쳤다.





‘썅년.. 한번 박아버릴까부다...’





예전의 나라면 할 수 없는 말들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의 이빨은 날카로운 송곳니처럼 돋아났고, 내 손톱은 육식동물의 날카로운 발톱처럼 매서웠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내 안 깊은 곳에서 자신감으로 변해 나라는 나약한 인간을 조금씩 바꿔가는 것이 느껴졌다.







“오늘 회식이니까? 한명도 빠짐없이 다 참석 할 수 있도록... 차대리 다른 약속없지?”



“네...”



“그럼 모두 참석하도록”





평소라면 나에게 말도 잘 걸지 않던 박과장이 내 개인약속까지 물어본다. 겉으론 티내지 않지만 그는 내가 불편해졌다. 언제 잡아먹힐지 모르는 양과 늑대가 한 우리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랄까? 늑대는 지금 배가 부르니 양을 공격하진 않지만, 양은 본능적으로 불안감과 공포를 느낀다.

최지연도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태도를 달리했다. 여전히 내게 먼저 말을 걸진 않지만, 뭔가 조심스러워하며 어려워하는 눈치다.

당차고 기도 세보이고, 도도해보이던 그녀가 순한 양처럼 변하다니...

내 자신이 대견하고 흐뭇했다.





‘자 우리 ㅇㅇ테크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위하여!!!’





함께 참석한 이사님의 선창과 함께 회식자리는 무르익어갔다. 전과 또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회식자리 한 구석에서 조용히 혼자 술을 따라 마시던 내가 사라졌다. 똑같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명씩 사람들이 내게 먼저 다가왔다.





“그러고보니까 차대리랑 회식자리에서 별로 얘기를 많이 못한 것 같아”



“차대리님 결혼 안하셨다고 했죠? 총무과에도 결혼 안한 아가씨가 있는데...”



“차대리 한잔해...”





내게서 뿜어지는 아우라가 달라지자 내가 달라지고, 나를 대하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내 인생이 달라진 듯 했다.





“자네 이름이 뭐였더라? 얼굴은 몇 번 본거 같은데 내가 이름을 잘 못외워서”



“차정우입니다.”



“그래... 아주 눈빛이 마음에 들어 허허허 내 잔 한잔 받게!”





별로 볼 기회도 없었던 이사까지 내게 다가와 술을 건네며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지금 내가 말한 내 이름은 아마 전과는 달리 기억에 또렷이 남을 것이다.

술자리는 점점 그 열기를 더해 가볍게 광어회에 소주를 마시던 것에서, 양주가 등장해 폭탄주에 소맥이 말아지더니, 2차에선 맥주를 마시고, 3차로 노래방에 가 또 맥주를 마시며 분위기를 달궜다.





“어! 차...차대리!!! 우리 차대리... 내가 말이야 사실 내가! 우리 차대리를 참 좋아해! 그거 알어 차대리?”



“박과장님 많이 취하셨습니다.”



박과장이 오늘따라 술이 많이 과했는지 주사를 부리고 있었다. 이사는 노래방에서 중간에 사라졌고, 남은 직원들중 대다수가 노래방을 나오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유부녀인 김경미 주임과 술취한 박과장, 나, 그리고 최지연만이 겨우 남아있었다.





“자! 자! 이대로 끝낼 수 없지! 한잔! 한잔 더 해야지? 안그래 하...한잔더!!”



“과장님 이제 들어가시죠?”



“무슨 소리야! 오늘 밤은... 이제 부터가 시작이라고!!!”





살짝 인상을 쓰며 박과장을 제지했지만, 술에 많이 취했는지 육식동물의 아우라고 뭐고 별반 소용이 없었다.





“아이 참 박과장님두!! 난 남편이랑 애들이 기다리는데... 어쩌지?”



“김 주임님은 들어가세요. 가정이 있는데...”



“그쵸? 고마워요 차대리님! 우리 차대리님 역시 멋있다니까!”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유부녀인 김주임이 싸구려 핸드백을 나풀거리며 때 마침 앞을 지나던 택시를 잡아 타고 사라졌다.

남은 것은 인사불성인 박과장과 나, 그리고 최지연 이렇게 세 사람이었다.

뭔가 뻘쭘한 상황이었다. 막 대놓고 싸운것도 아니고, 화해를 하거나 어떻게 풀어진 사이도 아니었다. 내가 일방적으로 그녀에게 퍼부었고, 그녀는 나와의 교류를 차단한 채 서먹서먹한 관계로 회사 때문에 업무에 필요한 대화 정도만 하는 사이였다.





“저... 저도 갈래요 차대리님이 알아서 하세요”



“야!”





혼자만 얌체같이 집에 가려는 그녀가 얄미워 그녀에게 소리를 쳤고, 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고개만 돌린 채 짜증스럽게 대답했다.





“예? 왜요!”



“너도 애있고 가정도 있어?”



“......”



“너는 가고 뒤처리는 내가 다해?”



“저... 약속있어요...”



“야 니 약속은 중요하고 내 약속은 뭐 똥이야?”



“그...근데 왜 반말이세.....요?”



“나이 누가 더 많아? 누가 선배야? 누구 직급이 높아? 박과장은 너한테 존대말 해?”





그녀에게도 쌓인게 많았었던지라 무슨 속사포마냥 다다다! 하고 나 답지 않은 거칠고 공격적인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술 취한 박과장에겐 먹히지 않았지만, 그녀에겐 충분히 통하는지 그녀는 약간 울먹울먹한 표정이긴 했어도 아무 말 못한 채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실제로 약속이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회식날 그런 변명을 하는 사람치고 실제로 약속이 있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 했다.





“한잔 하자 응? 한잔.해... ..음야....하...한잔...”





박부장은 점점 인사불성이 되어 가는지 내 팔에 기대어 중얼거리기만 했다.





“요 앞 주점에 가서 한잔 만 하자. 박과장님 눕혀놓고 딱 한시간만 지켜보고 술 깨시면 택시 태워 보내고, 술 안깨시면 그땐 내가 책임지고 우리집에 가서 재우던가 어쩔테니까! 너도 책임감 가지고 같이 있어!”



“네...”





그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보다 더 당당하고 당찬 아가씨였는데, 그만큼 나의 아우라가 강해졌고, 내 자신감이 상대방에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기분도 좋고 술도 더 깨는 듯 했다.

나는 박과장을 들쳐 매다시피 해서 인근의 술집으로 들어갔다. 따끈하고 얼큰한 오뎅탕 하나에 소주 한병... 최지연은 여전히 쭈뼛쭈뼛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내가 주는 술을 받았고, 박과장은 완전히 인사불성이 되어 테이블에 엎드린 채 잠들어 버렸다.





“뭐해! 술잔 들고 고사라도 지내?”



“네...”



“한잔 하자...”



“네...”





내가 먼저 그녀와 잔을 부딪힌 후 소주를 한잔 털어 넣자, 지연은 약간 취기가 오른 듯 하긴 했지만 나를 따라 잔을 비웠다.





“힘들지?”



“.......”



“올해 24인가? 전문대 졸업하고 막바로 들어온 거잖아? 이제 한 2년 되가나?”



“네......”





대답은 짧았지만 내 어투가 조금 따듯해지자 지연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나는 차분히 술병을 들어 그녀에게 한잔 주고 내 잔을 채우며 말을 이었다.







“내가 한 5년찬데 회사생활이란거... 절대 익숙해지는게 아닌가봐. 그냥 어쩔 수 없으니까 하는거지...”



“일 잘하시잖아요”



“잘 하는 척 하는거지... 뻔한 내용 올리고 수정하고 올리고 수정하고 결재받고... 내 생각 같은건 없고 그냥 윗 사람들 취향대로...후...”



내가 한숨을 쉬며 잔을 비우자, 딱히 권하지도 않았는데 지연이 함께 술잔을 비웠다.





“모진 말해서 미안해...”



“......”





얼굴 바라보며 미안하다는 말을 하긴 조금 낯 뜨거웠다.

그렇게 먼 곳을 보고 이야기한 후 머쓱한 표정으로 지연에게 고개를 돌리자 왠일인지 지연의 눈동자 사이에 눈물이 하나 가득 머금어져 있었다.







“자...”







나는 말 없이 술집 테이블에 있는 티슈 몇 장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울고 싶을때는 우는 것이 최고다. 위로도 격려도 다 쏟아낸 뒤가 깔끔하다.

많이 울어보고 상처 받아본 나 같은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었기에 그녀가 그대로 테이블에 엎드려 울음을 터트려도 나는 의연했다.





“흑흑흑흑... 흑흑흑흑...”





한참을 울고 나더니 지연이 그제서야 몸을 일으켰다. 마스카라가 다 번져서 눈두덩이가 까맣게 변해 버렸지만, 되려 그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죄송해요... 제가 요즘 집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 그래서... 제가 차대리님이 딱히 싫거나 그런건 아닌데...흑흑흑흑....”



“됐어 됐어”



“짜증내고 그래서 미안해요...차대리님...흑흑...”





나는 울먹임에 들썩거리는 지연의 어깨를 살며시 토닥여줬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한번 테이블에 엎드려 한참을 울더니 십 여분이 지나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집엔 무슨일인데?”



“흑...흑...”



“괜찮아 얘기해봐”





그녀는 잠시 또 눈물을 닦더니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신세한탄처럼 늘어놓았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작은 가게를 하던 아버지 장사가 잘 안됐고, 대출을 받아 조그만 동네 구멍가게라도 다시 차렸지만 대형슈퍼들이 들어서고 마트와 편의점들이 난립하면서 그 마저도 망해버렸단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는 어떻게든 가게를 유지해보려고 일수에 사채까지 빌려쓰면서 집안이 완전히 풍비박산이 났다고 했다.





“많이 힘들겠네...”



“흑... 우리집 이제 어떻게 해요... 내가 밤에 투잡도 뛰고 다해봤는데... 안되요 안돼... 흑흑흑”





그녀가 왜 짜증스럽게 나를 대했는지 일견 이해가 됐다. 아버지도 원망스럽고 모든 것이 다 짜증스러웠을 거다. 제일 만만해 보이는 내게 그 짜증을 계속 터트린 것이고, 그런데 나마저 그녀에게 험한 말을 하니 자신의 처해있던 힘든 상황까지 그녀 마음속에서 한데 어우러져 더 북받쳐 올랐다.





‘띵동’





그녀의 핸드폰에 계속 문자가 오는 듯 했다. 그녀는 내용을 보고 답답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그냥 뒤짚어 놓은채 말했다.





“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께요...”





아직도 북받쳐 오르는 설움에 어깨를 들썩이며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이 술집 내부에 없고 바깥쪽에 있는지 그녀는 술집 주인과 몇 마디 나누더니 키를 건네 받고 밖으로 나갔다.







‘띵동. 띵동!, 띵동!’







그녀가 없는데도 문자는 계속 오고 있었다. 아마도 대출 또는 채무상환 관련 문자겠지 싶었다.





‘띵동. 띵동!’





문자가 계속왔다. 나는 호기심 반, 궁금함 반으로 뒤짚어놓은 그녀의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도대체 언제와요?’



‘아 이거 바람맞히는거야 뭐야....’



‘야! 오냐 안오냐!!’



‘씨발년아! 얘기 다 끝내놓고 바람맞추기냐 이 썅년아!!’



‘이 창녀같은년이 문자 씹냐? 응? 전화는 왜 안받어!!!’







‘아무리 대출이 밀려있어도 장본인도 아닌 그 딸에게 이런 험한 내용의 문자를 보내다니...’



보는 나도 화가 났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지연의 핸드폰 액정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자 문자의 다른 내용들이 보였다.





‘조건만남 2번에 15만원 OK?’



‘ㅇㅇㅇ동에서 10:30분에 만나요 선불이예요’



‘애널 가능한가요?’



‘그런건 안해요. 오랄까지만’



‘쇼부친걸로 알고 시간 되면 방 잡고 있을꺼니까 꼭 와요’



‘네’





살짝 충격적이었다. 조건만남이니 뭐니 그런 걸 하는 사람이 많다고는 들었지만 설마 내 주변엔 이런 사람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연이가 조건만남이라니... 돈을 받고 모르는 남자를 만나 벌거벗고 그 남자의 자지도 빨며 섹스까지??? 잠깐 띵했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니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단 내가 그 문자를 봤다는 걸 그녀가 알면 안될 것 같아 내가 본 문자 부분만 삭제를 한 후 내 핸드폰으로 그 번호에 전화를 했다.



군대시절 총각을 청량리에서 뗀 나지만, 내 주변사람이 그러고 있으니 괜히 부아가 치밀어서였다.







“야 이 개새끼야 내가 그 여자 오빤데 너 이새끼 잘 걸렸다. 어디야 이 씨발놈아!!”



“어...어...”







놈이 전화를 받자마자 내가 욕을 퍼부우니 놈은 뭔가 잘 못 됐다고 느꼈는지 이내 전화를 꺼버리고 내가 몇 차례 다시 통화 버튼을 눌렀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어디에다 그렇게 전화를 하세요?”





그 사이 화장실에 갔던 지연이 돌아왔다.







“아... 아니야...”



“차대리님도 약속 있으셨구나?”



“아... 그게...”







난 그녀가 말한 약속이 무엇이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귀찮은 박과장과 같이 있는게 싫었던 것이 아니라 정말로 약속이 있었던 거였다.

조건만남으로 몇 시에 얼마를 받을지 흥정하고, 회식이 끝나자마자 그 곳에 가 그 남자와 질펀하게 섹스를 하기로 한 그런 약속...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나도 모르게 내 자지가 불끈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돈 몇 푼이면 저 애를 자빠뜨릴 수 있구나, 참 쉽구나... 지연이를 회사 사무실 구석 탕비실에 밀어넣고 반항하는 그 애의 보지에 내 자지를 쑤셔 넣는 상상을 수십번도 더 했었는데, 나는 그런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남자들은 이렇게 쉽게 지연의 보지를 차지했구나... 돈 몇푼으로...’





뻘쭘해진 나는 지연에게 술을 한잔 더 권한 다음,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창피하게도 내 폰은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이 아닌 폴더 폰이었지만 그래서 이런 상황엔 더 유용했다.

난 조금 전 알아둔 그놈의 폰 번호로 지연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화내서 미안합니다 바람맞았다고 생각해서 열받아서 그랬어요, 돈은 두배로 드릴께요 아까 약속했던 ㅇㅇㅇ모텔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내가 보낸 문자란 것도 모른 채 지연은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 문자를 확인했다. 돈을 두배로 주겠다는 내용을 넣어서 그런지 지연의 동공이 살짝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저... 차대리님... 저 약속... 정말로 있거든요...’





입질이 온 듯 지연이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살폈다.

ㅇㅇ동 ㅇㅇㅇ모텔이면 내가 얼마전 베이지색 바바리코트의 그녀 은영이를 덥쳤던 그 모텔인데 회식장소에서 가까웠다.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그럼 먼저 가봐.’



‘아 예...감사합니다. 그럼 저...’





내 속셈은 모른 채 지연은 정말 고맙다는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잠깐!!!’



‘예?’



‘그 잔은 마저 비우고 가’



‘아... 네...’





잠시 긴장했던 지연은 다행이다 싶었는지 별안간 생글생글 웃으며 나와 건배를 한 후 소주 한잔을 더 들이킨 후에야 주섬주섬 옷가지와 물건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그럼 나도 가볼까?”





그녀가 나가자 마자 나도 그녀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그녀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ㅇㅇㅇ모텔을 향해 가는 것을 보고, 카운터 쪽으로 나와 이야기했다.





“사장님... 계산은 저기 주무시고 계시는 대머리 아저씨가 하고 가실거예요”



“예?”



“저 분 지갑에 돈 있는거 확인했으니까. 깨어나면 술취해서 혼자 들어왔다고 해주시겠어요? 잔이랑 젓가락도 하나만 남기고 좀 치워주시고 예? 참 회사 회식이라는게 피곤해요 그쵸? 우리 과장님 좀 잘 부탁합니다.”





내가 한쪽 눈을 찡긋하며 얘기하자, 술집 사장은 그제서야 어떤 상황인지 알았는지 웃으며 인사를 했다. 다행히 술집 입구에는 이 술집의 영업시간이 아침 9시까지라고 씌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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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잘 보내셨나요? 주말내 타이핑하느라 손이 다 얼얼하네요.

내용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계속 정우의 눈 앞에서 어른거리던 지연을

드디어 사냥(?) 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내러티브 위주의 스토리진행을 하다보니 야설 치고는 좀 내용전개가

더딥니다. 그 점 죄송하게 생각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추천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정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좀 다양하고 자유분방한 관계를 가지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다보니 네토라레로 갈지 3s로 갈지 그룹섹스로 갈지

애매모호하기도 하고, 전체적인 흐름만 잡아놓은 상태여서

장르 구분이 참 어렵네요 일단은 로맨스로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내용 전개와 관련된 좋은 의견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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