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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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좀 강합니다. 세세한 묘사를 제외할려고 노력했는데도 결국 불량 조절에 실패를 했습니다. 어쩔수없이 다음 에필로그로 이어지니 몰아서 보시려고 했던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겠습니다. 이번편은 스크롤의 압박이 더 심합니다(ㅜㅜ))



하 - 아픔.



"그거 얼마짜리에요?“

“180만원.”

“네!?? 뭐가 그렇게 비싸요?”

“더 비싼 것도 많던데..”

“넘 비싸요,,...아! 핸드폰 줘 봐요.”

“응?..왜?”

“빨랑요!”

“...”



세희가 내 핸드폰을 받아들곤 뭔가를 열심히 조작하길 시작한다. 말이 스마트 폰이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메일을 확인하고 사진을 메시지로 보내거나 받는, 거의 목적의 주를 이루던 게임은 세희를 만나고 나서 끊게 돼 버린 게임이 다였던 스마트 폰이었다.



“자요.”

“뭔데?”

“위치 확인 어플이요.”

“...이건 왜?”

“혹시나.. 도중에 멀리 떨어지면 그거 보고 절 찾아내라고요.”

“이런 것도 있나?”

“스마트 폰은 왜 들고 다니신데..”

“뭐? 참나.. 바로 이십일 전에 한명한테만 보여주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갑자기 사진을 찍자고 말하는 건 뭔데?”

“그거야..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가 된 거래요..”

“큭큭.. 하긴.. 사진을 올릴지 말지는 분명 내 의사에 따르겠다고 했었다!”

“네..”

“오키..”





급격히 친해진 우린 사이는 모두 100% 마대리 덕분이었다.

그날의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에 난 잠시 을이라는 관계를 잊고 마대리란 놈에게 세희를 지키자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만약 마대리란 놈이 세희에게 조금이라도 신사적인 태도로 대했다면 내가 그렇게 조롱하듯 마대리 놈을 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그때를 다시 떠올리자 또 가슴이 벌렁거리기 시작한다.

우리 회사의 미래가 걸렸을지도 모를(과장은 내게 그렇게 말을 했었다.) 중대한 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무슨 용기를 낸 건지 도저히 믿기질 않는다.



“이 여자, 이 년이라고 자꾸 부르는데.. 세희씨가 아직도 당신 노예라고 생각하십니까?”

“무..뭐라고?!”

“주인을 바꿔 탄지가 언젠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막 뱉어내냔 말입니다!”

“이.. 이 새끼야 세희 년이 누구 때문에 이런 몸땡이로 변할 수 있었던 줄 알고는 있는 거냐고. 내가 비록 결혼을 해서 잠시 손을 놨었지만 엄연히 세희 년은..”

“자꾸 년년 거리시네. 이 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이제 나 하나라고!! 왜! 과거 일이라도 떠벌려서 그 좋은 집안의 여자랑 겨우 꾸린 가정이라도 진짜 파탄 내 봐야 정신 차릴래!?”

“무..뭐!!!?”

“기껏 개발시켜놓고 더 좋은 계약 생겼다고 헌신짝처럼 버린 거 보면 대굴빡 잘 돌아가는 양반인거 같은데.. 왜? 팀장자리까지 올라가니까 아쉽냐?! 아니면 배알이 꼴려서 잠을 못 자겠냐고 이 허벌라게 호랑말코같은 새끼야!”

“허..헙..호랑..뭐???”

“마대리님! 잘 생각하시란 말입니다. 저야 쥐꼬리만 한 월급에 미련도 없거니와 결혼도 안 해서 잃을 것도 없고 거기에 이 년이랑 깊은 관계로 발전할 생각도 없는데!! 잃을게 많은 사람이 누군지 자~~~알 생각해 보란 말입니다!. 내 유흥에 방해짓거릴 하는 놈이라면 가차 없이 다 까발릴 미친놈한테 괜히 제대로 물리지 말고요.”

“....세희야.”

“어허!!! 김세희 팀장님!!!”



“....”



“...”



“진짜에요?”



마대리란 놈이 고개를 숙이고 회의실에서 나간 후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진 후 세희가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열었다. 여전히 쿵쾅거리는 고동을 애써 감추기에 급급했던 나였기에 말을 아끼고 있었는데, 그걸 세희가 먼저 깨버렸다.



“진짜냐고요..”

“..뭐가요? 아~.. 그냥 말만 그런 거지.. 저도 지금 살고 있는 빌라 대출도 갚아야 되고.. 짤리면 안 되죠.”

“그거 말고요.”

“..?”

“제가.. 버릴 년이에요?”

“....”

“정말이냐고요!?”

“그거야 저 새끼 협박하느라 그런 거지..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요?.. 이젠 제 주인이 당신이라면서요. 그건 제 주인으로 절 아무렇게나 한다는 말이잖아요. 저 사람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슴없이 버릴 수도 있다는 말이고..”

“제가 그럴 놈으로 보입니까?”

“그럼요?”

“아! 진짜 답답하네! 분위기 상 그렇게 말 한 거 아닙니까! 그걸 지금 꼬투리 잡아서 할 얘깃거리가 아니잖아요.”

“전 중요해요! 저 사람 때문에 받은 상처 때문에.. 그리고 이제 겨우 다시 시작하려는데 지금 한 말은..”

“그럼 저도 한 가지만 묻죠!”

“...”

“저 새끼랑 헤어지고.. 왜 계속 사진을 소라란 곳에 올렸습니까?! 그건 저 사람이 봐주길 바란 거 아닙니까? 아니면 혹시나 새로운 주인을 찾으려고 그런 거 아닙니까? 저 새끼 말처럼 세희씨 위에서 졸라 열심히 흔들어 줄 수캐라도 하나 찾는 거 아니냐고요!”

“...안 어울려요.”

“네?”

“그런 저속한 말.. 현강씨한테는 안 어울려요.”

“내가 어떤 놈인지 알기는 한 겁니까?! 속단하지 마세요! 저도 열 받으면 뭔 짓을 할지 모를 남자라고요! 왜 사진을 찍어서 그런 곳에 올렸냐고요!?”

“외로워서요!!!”



그녀가 두 눈에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릴 타이밍이 아닌데.. 아니.. 내 점점 더 커지는 목소리에 마지막으로 악을 지르듯 소리 친 그녀의 두 눈에서, 똑바로 날 쳐다보는 두 눈에서 주르륵 한 줄기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눈을 깜빡이거나 얼굴을 일그러트리지도 않고, 그녀는 날 똑바로 쳐다보며 눈물을 흘렸고 나중에서야 자신이 눈물을 흘린 걸 알았는지 애써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의자를 뒤로 밀었다.



“외로워요?”

“.....”

‘차라리 남자를 만나면 될 텐데.. 외롭다고 그런 사진을 올렸다고요? 그걸 저보고 믿으라고요?“

“믿지 마세요. 현강씨한텐 비굴하게 믿어 달라고 애원 안 할래요.”

“...”

“그럼 전 일하러 갈게요. 수고.”

“앉아!!”

“..네?”

“앉으라고.”

“무..무섭게 왜.. 이래요.”

“사람이 참는 것도 한두 번이지! 얼마나 사람을 호구로 봤으면 자기 말 끝나면 곧바로 자꾸 사라지십니까!?”

“그..게 아니고..요.”

“아니긴 뭐가 아닌데?”

“결론은.. 그러니까.... 무서워요.”

“뭐?”

“제가 뭐라고 얘기했을 때.. 지겹다고... 쿨하지 못하게 뭐하는 거냐고.. 그래서 징그럽다고 할까봐 대답을 들을 용기가 없었어요.”

“......그럼 외롭다고 사진을 계속 찍은 겁니까?”

“사진을 올릴 때.. 댓글을 볼 때마다 제가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비록 제 나신에 환장하듯 달려든 남자들이지만 제가 여자란 사실.. 더렵혀진 몸이라도 매력적이게 보인다는 사실이.. 저런 남자한테 버림받은 저라도 ... 제가 정말로 예쁜 거라고 믿을 수 있었어요. 그게 현실에선 마녀니,, 열음귀신이라고 불리는 저라도 말예요.”

“마녀? 얼음??”

“..네. 직원들이 절 그렇게 불러요.. 노처녀 히스테리도 정도껏 하라는 수군거림도 들고요.”

“..왜?”

“그만둘까도 생각해봤는데.. 억울하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누구보다 기뻐해주시는 부모님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차라리 더 성공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더 미친 듯이 일했어요. 말했 듯.. 자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했고 노는 시간도 아까웠어요. 진짜.. 미친 듯 일만 했는데... 저 이래봬도 디자인 팀,, 영업팀, 생산팀 직원들 이름까지 다 외우고 있다는 거 아세요? 물론 본사직원들에 국한된 거지만.. 큭크..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근데 그 사람들까지도 톱니바퀴처럼 저희 회사를 돌아가게 하는 소중한 부품이라고 생각했다니까요..”

“부품이요?”

“...아!. 지금은 아니에요. 그때.. 그땐 저도 그 톱니바퀴중 하나라고.. 없어져도 그만인 대처 품이 언제든 존재할거라는 생각이 가득했어요. 그래서 더..... 제 여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흥분했을지 모르겠네요.”

“..”

“버림 받을까봐.. 잊혀질까봐 무서워서요.”

“그래서...”

“네.. 집에서 옷 벗고 사진 찍고.. 올리고 댓글 확인하고.. 그 많은 쪽지 확인하고.. 자..위하고...”

“그런데 갑자기 제가 왜 필요해진 거죠?”

“필요 없었어요.”

“...네?”

“사실 버스 안에서 들킬 줄은 진짜 몰랐어요. 다른 여성분들 올린거 보면 감쪽같았고.. 집에서 준비도 나름 많이 했는데.. 제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세요? 혹시나 협박이라도 당하면서 모든 걸 잃게 되는 건 아닌지.. 미련이란 게 무섭긴 하더라고요.”

“...”

“웃기죠. 여기에 있는 제가요.”

“아뇨.”

“...”

“이제 이해가 좀 되네요.”

“네??”

“왜 그렇게 지멋대로였고,, 사진에 연연했는지요.”

“...”

“그럼.. 이젠 제 차례네요.”

“??”

“세희씨.. 아니! 넌.. 넌 이제 내꺼야.”

“ㄴ..네??”

“얼마나 유능한지 얼마나 예쁜지는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고, 과거,, 가 어땠는지.... 지금이 어떤지도 나랑 크게 상관없다고. 내가 한 살이 더 많으니까, 더 이상의 존댓말도 필요 없을 테고 내가 하자는 대로 하는 거라고.”

“시..싫어요. 누구 맘대로!”

“물론 공과 사는 당신만큼이나 구분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니까. 그건 걱정 말고 난 그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만 알아두라고. 당신 사진은 앞으로 내가 올리고 내가 감시할거야. 혹시나 당신한테 찝쩍대면 당신보다 먼저 화낼 거고,, 그렇지만 당신의 요구대로 지켜보기만 할 뿐 절대 허락 없인 나서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것도 안심하라고..”

“그..럼..”

“그거 하자고.. 공존인지 계약인지.. 하지만 당신도 하나 약속해줘야겠어.”

“...네?”

“편애나.. 뒷거랜 다시는 하지 말라고... 나도 꼴랑 있는 자존심이지만 남자니까.”

“....네.”

“그럼 일어나서 치마 올려봐.”

“예...네????”

“일어나서 치마 올려 보라고. 아까 보여주려고 했던 거.. 싫으면 그냥 갈게”

“아니에요.”



세희가 내 말에 잠시 망설이더니 내가 일어나려 하자 말을 하곤 황급히 일어나 슬라이드식 커튼에 기대곤 천천히 치마를 잡아 올렸다. 밴드 부위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흰 살결의 화사함이 드러났고 곧이어 허벅지 가장 위쪽에 적은 양의 털들 아래로 예쁘게 갈라진 둔턱 끝자락의 모습을 드러냈다.



생전 처음 노출을 해보는 여자처럼 대범하게 보지를 벌리던 사진속의 모습과는 달리 고개를 숙이곤 손까지 떨고 있었다. 그 남자의 손길에 길들여져 별의별 짓을 다 했을 진 모르겠지만 직장이란 곳에서 언제 아는 누가 들어올지 모를 순간에 이런 노출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나보다.



투명한 옅은 검은색의 잘빠진 각선미와 함께 들어 올린 스커트 사이로 보인 골반의 굴곡에 저절로 감탄사가 입에서 세어 나오게 된다.



“역시...”

“...그만.. 할래요.”

“조금 만 더...”

“....”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잡은 스커트를 더 꼭 쥔다.

난 음미하듯 그녀의 벌어진 허벅지를 감상했고 사타구니를 감상했다. 방금 전까지 팬티에 짓눌렸기에 더 가지런히 모인 적은 숱의 털들에 둘러싸인 둔턱을 벌리고 확인해보고 싶었다. 연결 된 구멍의 입구가 어떻게 생겼는지가.. 그 감촉이 어떻게 내 자지에 전해질지가 말이다.



“이제 그만..”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

“자..세히요?”

“응... 더 자세히.”



난 말을 하며 회의실 의자를 움직여 세희 앞에 자리를 잡는다. 곤란한 듯 연신 문 쪽을 향하는 그녀의 모습도 아랑곳하지 않고 난 허리까지 숙여 그녀의 내음을 맡으려는 남자처럼 얼굴을 그녀의 사타구니 앞에 바짝 들이밀게 된다.



“...”



‘똑똑똑..’

“팀장님!”



‘후다다닥!~~~’





문을 열고 들어온 여직원은 내가 미팅에 너무 긴장해 얼굴이 뻘개졌을 거라고 생각했을 게 분명했다.

뻘겋다기 보단 완전히 홍당무였다. 노출을 시도한 건 세희였는데 내가 왜 더 긴장을 하게 된 건지.. 그런 모습에 여직원이 결제를 받고 나가자 깔깔거리며 웃었었다.



“후~.. 사람.. 없죠?”

“응.”

“저기...CCTV는..”

“여기 있으면 얼굴은 안 나올 걸. 시작하지.”

“....아~ 떨려.”

“사람들 오겠다. 빨리 찍고 빠지자.”

“후~~~”



전투에 임하기전 호흡을 가다듬는 전사처럼 세희가 크게 심호흡을 하곤 천천히 원피스의 지퍼를 올리기 시작한다.

오늘 세희가 입고 나온 원피스는 지브라 콘셉트의 흰색과 검은색의 얼룩이 교차하며 전체를 감싸고 있는 긴팔 원피스였다. 몸에 달라붙어 유두의 작은 포도 알 송이 같은 볼록한 윤각을 드러냈으며 잘록한 허리와 볼륨감을 그대로 그리는 골반라인에 겨우 사타구니를 가리는 짧은 밑단의 형태였다.



특이한 것이라면 앞부분의 V넥에의 중앙에서 밑단 아래까지 작은 지퍼가 세희의 가슴 중앙을 그대로 지나 사타구니의 중앙까지 완전히 통과해 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지퍼를 아래 끝까지 내려 분리한다면 완전히 세희의 나신을 볼 수 있는 구조의 원피스였다.



심호흡을 가다듬은 세희는 지하철의 긴 통로에서 시작 된 계단의 가장 아래 부분 중앙 손잡이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계단 위쪽을 한번 흘깃 쳐다보곤 지퍼를 재빠르게 끝까지 내려 아름다운 나신을 드러낸다. 정말로 안에 인공조형물이 들어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될 정도로 탐스럽고 동그란 그녀의 가슴은 완벽한 물방울 모양을 그리며 심지어 유두의 중심이 약간 하늘을 향해 위치해 처진 느낌이라곤 전혀 느낄 수조차 없는 작지 않은 가슴을 보여줬다.



그리고 보인 11자 근육이 잘 살펴보면 보이는 잘록한 허리와 배, 그것보다 더 곡선미의 미학을 그려내는 Y자로 떨어지는 허벅지의 중심은 사진을 찍는 내내 혼자보기 아깝다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게 된다.



자정이 지나 이미 지하철 운행이 끝난 시간이었기에 사람 걱정은 없을 거라는 내 말에 세희는 대범하게도 꼬았던 다리를 천천히 벌리며 상체를 크게 젖히기 시작한다. 어린 여자들에겐 느낄 수 없는 요염함과 섹시함을 자아내는 그녀는 오늘도 검은색 밴드 스타킹을 신고 높은 하이힐로 가뜩이나 긴 다리를 더 길게 보여주고 있었다.



다리를 조금 더 벌리자 보이는 갈라진 그녀의 보지는 오늘도 잘 정돈된 털들과 함께 대음순은 태고의 모습 그대로 여과 없이 작게 입을 벌리기 시작한 구멍을 드러낸다.

번들거리기 시작한 세희의 보지는 플래시 빛에 반짝거리며 더 흥건히 젖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희는 또 아랫입술을 천천히 씹기 시작한다.





“어머!!”



내 뒤에서 들려온 여자의 나지막한 비명소리가 순간 내 고개를 돌리게 했다. 커플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이 걸어오다 말고 놀라 멈춰 섰고, 그 찰나에 남자는 핸드폰을 꺼내 조작을 시작했다. 분명 사진을 찍으려는 듯 보였다.

이미 커질 대로 커진 내 물건이 바지에 큰 텐트를 치고 있었는데도 세희를 걱정하는 마음에 후다닥 뛰게 만들었고 웅크리고 앉은 세희의 팔목을 잡고는 후다닥 나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원피스가 완전히 오픈되어있다는 것도 잊고 계단을 소리 내며 뛰어올라간 난 당황해하며 한 손으로 겨우 앞섬을 여미는 세희의 모습을 발견하고서야 급히 사파리 재킷을 벗어 입히곤 다시 세희를 이끌고 골목 쪽으로 숨기 위해 달렸다.



“헉헉..헉..헉.”

“헉헉..”



세희와 내 뜨거운 호흡소리에 골목 안까지 뜨거워질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린 얼굴을 마주하고 크게 웃다가 입을 막게 되었다.



“큭큭.. 아.. 내가 미쳐!..”

“휴.. 크크...”

“근데 왜 갑자기 달린 거예요? 소라에서 보니까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하던데..”

“그 새끼가.. 헉헉.. 헉... 사진을 찍으려고 하잖아.”

“.. 그 순간에요?”

“응.. 헉헉.. 휴~..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지.. 힘들다.”

“큭큭~. 뱃살도 좀 빼요.”

“무슨 소리야. 이걸 얼마나 힘들게 찌운 건데...”

“피~.. 요즘엔 무식하단 소리 들어요.”

“후~~~~. 큭큭...음.. 어쩔래? 더 찍어?”“네.. 현강씨 사진기로 더 찍어주세요.”

“그럼 거기 서봐. 이번엔 완전히 다 벗어버리고.”

“여기요?”

“응. 거기 전봇대 조명 좋다.”

“....여긴 좀.”

“왜?”

“플래시 터지면.. 저기 도로에서 다 보일 텐데..”

“누가 먼저 찍자고 했냐? 그리고 보디가드가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

“치~.... 넘 대담해졌어...”

“그러게 누가 그동안 찍은 사진을 다 보내래? 것도 대용량 메일이 뭐냐!? 난 보충자료인줄 알고 회사에서 그거 열었다가 아주...”

“풋~큭큭큭..”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재밌다 는 듯 배를 움켜쥔 세희다.



“웃기냐?”

“네. 그래서요? 혹시 누가 봤어요?”

“보긴.. 급하게 모니터부터 꺼버렸지..”

“아깝다...”

“아까워?? 허~~”



세희가 여전히 웃기다 는 듯 웃음을 겨우 참으며 옷을 다 벗어버렸다.

내게 건네곤 전봇대에 이번엔 내게 등을 보이며 섰다. 역시나 홀로 찍은 기간이 길어서인지 카메라 앵글에 어떤 모습으로 찍혀야 예쁘게 나올질 아는 여자였다. 엉덩이를 길게 내밀고는 다리를 살짝 꼬아 고개를 숙인 모습은 꼭 예술사진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어둔 골목길 안쪽에서 붉은 빛의 가로등 불빛을 받아 확연히 구분지어지는 음영이 그녀의 몸의 굴곡을 더 환상적으로 연출하며 들어갈 곳을 더 들어가 보이도록, 그리고 나올 곳은 더 부각되게 보여준다.



마른 침을 삼키며 난 그런 세희의 알몸을 플래시를 터트리기도 그냥 자연광으로 담길 반복하는데..

세희가 몸을 돌려 밴드스타킹의 끝을 잡아 발목까지 끌어내리곤 그대로 주저앉았다. 크게 벌려진 허벅지의 간격만큼 입술을 벌린 그녀의 보지는 이미 젖어 들어 당장이라도 자지를 넣어달라고 말하는 듯 보였으며 무릎을 세워 쭈그리고 앉은 자세로 인해 하이힐의 윤기에 반사되듯 접힌 탄력적인 종아리와 허벅의 틈들을 간간히 비춰주는 모습에 너무도 자극적인 장면이 사진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난 집에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채우게 된다.

이 사진으로 자위라도 해서 빨리 풀어버려야지 더 참다가는 병이 날 지경이니까 말이다.





“휴.. 목말라요.”

“그래?.. 커피라도 마실래?”

“네.”



그녀의 부탁에 담은 사진을 확인하며 옷을 건넸고, 옷을 입은 세희와 함께 우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의 커피전문점으로 들어갔다. 이미 스타킹은 다 벗어버린 후였기에 맨살위로 그 야한 원피스만을 입은 세희의 모습에 난 재킷을 같이 건네줬다.



3층의 커피전문점은 4층까지 같이 사용하는 곳이었기에 나와 세희는 사람이 좀 있는 3층이 아닌 4층으로 이동해 커피와 아이스티를 두고 마주 앉았다. 목이 마르다며 커피보다는 아이스티를 시켜 달라는 세희의 부탁이었다.



“현강씨..”

“후루루~.. 응?”

“저 때문에 잠도 못자고.. 몸 상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아.”

“다크서클도 내려왔는데..”

“나보다.. 넌 괜찮은 거야? 하루에 잠은 몇 시간 자는데?”

“전 괜찮아요. 익숙해지기도 했고..”

“그래도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냐?”

“저 감동했어요.”

“응?”

“엄마 같아..”

“뭐?.. 참나..”

“큭큭..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진짜 현강씨 때문에 하루하루가 즐거워.. 매일 현강씨하고 만날 시간만 기다려지고..우리 이번 주말엔 야외로 나가요!”

“주말?...”

“네! 우리도 풀숲에서 자연을 풍경으로 한컷찍어요.”

“.....나 차 없잖아.”

“제가 있잖아요.”

“......”

“왜요? 싫어요?”

“존심이란게 있는데.. 됐어. 렌트할 테니까 가자!.”

“그런 게 어디 있어.. 당신께 내거고 내께 내꺼지!”

“.....허.”

“우리.....”

“..?”

“살림 합칠래요?”

“...풋!!..켁켁..켁.. 뭐라고?”

“어차피 제 오피스텔이 딱 중간에 있는데.. 같이 살면 더 좋잖아요.”

“됐거든.. 너 너무 앞서는거 아니냐? 갑자기 무슨 오버래....”

“그렇게....싫어요?”

“싫은 게 아니고.. 생각을 좀 해보라고 그러다가 소문이라도 나면? 네 회사 입장은 어떻게 하려고?”

“그건 걱정 안 해도 되는데.. 제 집 아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됐거든.. 급하면 체하더라. 그리고!!..”

“..?”



하루하루를 겨우 참아내고 있는 내가 동거라도 시작한다면 세희를 덮칠 게 분명했다. 물론 세희가 그걸 원한다면 나야 환영이겠지만 세희에게 그런 낌새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꼭 소꿉장난 하듯 보여주고 봐주기만을 바라는 아이처럼 세희는 딱 거기까지 만을 원하는 듯 보였다.



몇 번이나 여러 자세로 세희를 덮치는 생각을 해봤지만 결국 사진으로만 참아야만 했다. 그 날 내게 고백하듯 말을 했던 세희였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도망치듯 집으로 향할 때가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다. 세희란 여잘 알면 알수록 너무도 여리고 가냘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비록 그녀의 성정체성이 남들과 좀 다를 뿐 더 어찌 보면 보통의 사람들보다도 더 섬세하고 상처받기 쉽다는 걸 점점 더 알 수 있었기에 난 지루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그녀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



“근데요.”

“응?”

“현강씬.. 저 안고 싶다는 생각 안 해봤어요? 볼 거 안볼 거 다 봤는데.. 혹시 바이에요?”

“...바이? 그건 또 뭐야?”

“그럴 리는 없으려나?.. 하긴..”

“바이가 뭔데?”

“아니에요. 그럼 왜?”

“제가 함 달라고 하면 줄 거야?”

“네???”

“솔직히 나도 남잔데 안 땡기겠냐? 네가 보통정도만 되도 발가벗고 포즈까지 취하는 걸 매번 보는데.. 몇 번이나 참았는데.. 하물며 이런 몸매에 이런 가슴..에... 얼굴은...에휴~”

“...강제로.. 할 생각은 안 해봤어요?”

“.....참나.”

“아뇨.. 그러라고 그러는 건 아니고.. 저도 당하는 건 진짜 싫어요.”

“그러니까.. 정말 하고 싶을때되면.. 그때 신호를 보내라고.. 겪어보니까 말도 제대로 못하는 거 같으니까 간단히 신호만 보내면 내가 알아서 리드 할 테니까 말이야.”

“큭큭... 어떤 신호요?”

“그거야 뭐.. 내가 그런 것까지 가르쳐줘야 하나? 지금 사진 찍어 주는 것도 인내심의 밑바닥을 긁고 있는 놈인데.”

“큭.. 괜히 미안해지네..”

“괜히?”

“예??”

“나도 댓글에 달린 글들처럼 진짜 짐승으로 변해 봐? 괜히 미안해진다고? 사람 잔뜩 흥분시켜놓고 매번 그냥 가는 네가 할 말은 아니지!”

“..댓글?? 어떤 댓글?”

“있잖아! 그런 것들,,, 어떻게 널 괴롭힐지.. 아니지.. 즐겁게 해 줄지 적어놓은 댓글들, 욕도 난무하고.. 실감나게 묘사까지 상세히 적어놨던..”

“그건 약관데..”

“약과?”

“쪽지는 더 적나라해요. 절 개 같이 엎드리게 해선 신고 있던 팬티스타킹을 찢어버리고 앞에든.. 뒤에든 들어가는 대로 쑤셔준다고... 어떤 사람은 사정을 하고도 연거푸 할 수 있다고.. 제 입에서 그만이라는 소리가 나와도 결코 끝내지 않을 거라고.. 또 어떤 사람은 친구랑 꼭 한번만 같이 만나달라고.. 오르가즘의 끝이 뭔 질 보여주겠다던데요. 차례로 제 거기에 집어넣고 펌핑을 한다고.. 펌핑을 하다가 사정을 할 거 같음 교대하고, 또 교대하고.. 당하는 여잔 두 명의 그 자....물건 때문에 끝나지 않는 오르가즘으로 질질.. 싼다고 했던가... 저보고 한 번만 만나주면 여자로서의 즐거움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던데. 물론 그 장면 하나하나를 사진으로 남길 거라고.. 제가 어떤 여자인지 깨닫게 해준다고., 또 어떤 사람은 같이 여행을 가자고 하더라고요. 3박 4일로 동해부터 남해까지 가장 좋은 러브호텔들만 돌아다니며 갖가지 테마를 주제로.. 하루는 줄로 절 묶어두고 SM이란 것도 해보고, 다른 하나는 제 취향을 존중해서 누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테마 모텔에서도 묵고 거기서..”

“그만!.. 그만 얘기해.. 진짜 날 피 말려 죽일 작정이냐?”

“네?....풋~큭큭..하하하하하하하”

“웃지마라. 열불 나니까!”

“이런 얘기 들으면.. 흥분돼요?”

“흥분?! 그런데.. 솔직히 배신감도 들고. 짜증도 같이 난다.”

“예?? 왜요?”

“진짜 몰라서 물어? 그런 쪽지들 받고 좋아했지? 흥분했을 거 아니야..”

“안 돼요?”

“.....”

“싫어요?”

“싫지.. 솔직히 약속만 아니었으면 다시는 사진 올리지 말라고, 내 앞에서만 벗으라고 하고 싶은걸.”

“피~.. 그건 약속이 틀리잖아요.”

“그 놈의 약속은.. 알고 있습니다요!. 그래서 뭐라고 안하잖아.”

“아!!.”

“왜?”

“오늘 일 얘기 하자고 만난 건데..”

“...그러게.”

“샘플은 정말 좋았어요. 도안이 딜레이가 좀 돼서 걱정했는데 샘플보고 부장급 이상들이 전부 한 번에 오케이 하던데요. 직접 디자인 하신 거 맞죠?”

“혼자 했나.. 한 대리랑 같이 한 거지.”

“그래도 주 아이디어는 현강씨 머리에서 나왔다고 들었는데. 아니에요?”

“아이디어만.. 아!! 넌 뭐 하러 과장한테 없는 얘길 하냐!?”

“뭐가요?”

“우리 의심하잖아!. 내가 디자인에 남다른 소질이 있다는 말은 왜 해? 뭐? 끈기있게 오케이 싸인 날때까지 메일을 수십 통을 보냈다고? 내가??”

“그럼 안 돼요? 그래서 전담 미팅요원으로 낙점 됐잖아요! 피~.. 내조 좀 한 거 가지고 디게 뭐라 해...”

“내조??”



요즘 세희와 나누는 대화는 이런 식이다.

점점 더 내 삶에 파고드는 그녀의 모습에 어느새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그렇기에 나온 동거 얘기에 더 정색하게 됐다. 연예 상대로서, 그리고 여자 친구로서 세희는 100점 만점에 10000000점 이상의 여자임은 확실했다. 하지만 내 배우자로서는...



사실 그녀의 마력에 휘둘려 사진을 찍고 흥분을 하면서 난 더 딜레마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더 스스럼없이 대할수록, 그리고 더 친근하게 내게 말 할수록 나 그녀와의 거리를 더 재게 된다. 그녀를 만나기전 난 당연히 일반적인 결혼생활을 그려왔고,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섹스란 것에서도 심한 갈등을 느끼게 된 것도 사실이었기에 더 고민에 빠진다.

과연 내가 이 세희란 여자를 평생 사랑할 수 있을 것인지.. 그녀가 하는 이 노출플레이란 것들을 몸으론 받아들여 같이 공존하고 동조하며 한 방향으로 가고 있었지만 과연 그것이 내 본심인지조차 확실치 않았기에 그랬다.

아직도 난 세희의 사진을 보고 자지를 주무르며 흥분에 감탄하는 남자들의 시선이 싫고 징그러웠다.

그 후로 내가 찍은 사진은 내 카메라 안에서만 존재했고 결코 사이트에 올린 적 없었지만,, 사진을 찍은 날마다 그녀가 내가 사진을 올리길 기다리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해와 질투에 상처 받을지 모른다며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까지 손수 알려준 세희였지만 아직도 난 사진을 올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런 이중생활을 잘도 하네.”

“그거야 뭐!.. 여자란 게 원래 요~~물이라잖아요.”

“..”

“근데요.”

“응?”

“남이 제 사진 보는 게 싫죠?”

“...아니야.”

“아니에요?”

“그냥.. 질투가 전혀 안 난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그래도 네가 좋아하잖아. 관심 받고 남자들이 흥분하는 거 보면 자극 된다며.”

“...네.”

“왜? 사진 안 올려서 섭섭해?”

“예??..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고..”

“나 한 테만 보여주고 싶은 거 아니야? 그래서 아무 말도 안한 거 아니야?”

“마..맞아요. 뭐.. 현강씨만 봐주면 되는 건데...”



그녀가 손가락을 꼼지락 거린다.

그녀는 내게 너무 잘하는 동시에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자세한 그녀의 심경까지는 헤아릴 수 없었지만 아마도 그녀도 나와 같을 것이다. 내가 그녀의 나신을 남이 보는 걸 싫어하면서도 섣불리 강요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모습을 보다 많은 남성들이 봐주며 흥분해주길 바라는 본연의 음란함에도 나란 새로 생긴 존재로 인해 섣불리 요구하지 못하는 상황. 그것이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마지막 어색함이라 느껴졌다.



물론 섹스란 동물적인 가장 큰 행동을 제외하고 말이다.



“혹시 옛날이 그리워?”

“....?”

“사진 찍히는 거 말고.. 남자 두세 명이랑 같이 한 방에서 뒹굴면서... 사이트에서 후기담 보니까 잊지 못할 정도라고 하던데. 너도 그런 거야?”

“아니에요! 정말 그런 거 별로...”

“싫어? 혹시 섹스는 싫다는 거?”

“....네. 지금은요...”

“......”

“현강씨...”

“응.”

“이것만 믿어주세요. 비록 남자들과 한 침대에서 뒹군 것도 사실이고,, 할 수 있는 음란한 짓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노출증이란 것과 섹스 중독은 다르다는 것 만요.”

“그럼 넌 노출증이다? 그것도 병인가?”

“병의 기준을 어떻게 정의 하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쓰리섬을 즐기는 부부들도 중독에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한다면, 그게 단순히 성적 취향이나 개개인의 개성에서 오는 합의된 행위가 아니라면 말이에요.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들도 병일까요?”

“병이지 않나?”

“그게 병이라면...어떤 나라에선 합법으로 인정해서 결혼까지 허락할 수 있을까요? 법이란 게 사람들의 이해타산과 함께 사회성을 띠며 존재하는 건데 그걸 인정하는 나라들의 사람들은 그럼 전부 정신병에 걸린 민족이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렇게 얘기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거야..”



역시나 많이 배우고 많이 공부한 여자였다.

가끔 대화중에 반문조차 어려운 말들로 자신의 주장을 펴는 세희의 모습에 어느새 나도 동조하게 되는 건 아닌지.. 아니 세뇌 되는 기분이다.



“말이 삼천포로 빠졌는데.. 전 결코 자발적으로 그런 섹스를 하자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럼? 그 마스.......”

“네!. 현강씨 앞에선 솔직해지자고 약속했으니 말하지만.”

“약속?”

“... 저 혼자.. 제 스스로에게 약속했어요.”

“...”

“물론 좋을 때도 있었어요. 제 몸도 보통의 여성이고 성적 쾌감도 즐길 줄 아는.. 정상적인 육첸데.. 그리고 거의 전문가 수준인 그들 앞에서 어떻게 몸이 반응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에고... 또 삐치는 거 아니죠?”

“삐지긴 누가 삐진다고 그래!? 자꾸 매도하지 마. 나 속 넓은 남자야! 여자 과거 가지고 꼬투리 잡고 징징거리는 그런 놈.. 내가 더 경멸해!”

“퍽이나...피~”

“진짜!”

“큭큭.. 하여튼.. 그땐 마대리한테 푹 빠져있었으니까요. 웃긴 얘기겠지만.. 마대리가 제 첫 남자였어요. 물론 학창 시절에 남친도 사귀긴 했지만 야간 알바에 새벽 알바까지 하다 보니 그런 건 꿈도 못 꿨고,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제가 너무 팅긴다고 여긴 건지 자연스럽게 멀어지더라고요. 몸 멀어지면 마음도 떠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거 같아요.”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그 돼지 같은 놈이 뭐가 좋다고..”

“그땐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30대 중반에 몸무게도 85kg인가 나간다고.. 지금처럼은 아니었는데...”

“그 키에 85kg이면.. 키가 160은 되나? 아니! 얼굴이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맘씨 좋아보이지도 않던데.. 뭐가 모질라서 그런 놈을 만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 특히 너처럼 예쁘...에휴~.”

“저 예쁘죠?”

“이럴 줄 알았어.....내가 말 실수했다.”

“치!~. 이래봬도 소라에서 저 한 번만 보자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특히 입술하고 턱을 노출했을 땐 쪽지가 평소의 두 배는 더 왔다고요! 피~”

“그러니까! 왜 그런 놈을 만났냐고!?”

“몰라요. 사실 사람들이 예쁘다,, 예쁘다 해주니까 자신감이 업이 돼서 이렇게 뻔뻔해질 수 있는 거지. 평범하지 않아요? 학창시절에도 나보다 더 날씬하고 예쁜 애들이 널렸던데..”

“여자들하고 남자들 보는 눈이 다른가? 난 너무 마른 것보단 이렇게 볼륨감 좋고 탄력 있는 몸매가 좋던데.. 댓글들 보면 나 같은 사람들이 더 많잖아.”

“.....”

“뭐.. 개개인의 취향이니까.”

“근데요..”

“응?”

“현강씨...도.....”

“,...?”

“자위해요?”

“...........”

“...”(세희가 날 빤히 쳐다보기 시작한다. 호기심이 충만한 아이처럼 내 얼굴을 쳐다보던 세희가 살짝 눈을 내려 테이블에 가려있는 내 사타구니를 쳐다봤다.)

“그럼.”

“제.. 사진 보면서요?”

“.....응.”

“......”

“왜?”

“정말.. 못 참겠으면.. 얘기하세요.”

“싫다며... 섹스하는건 아직 마음에 준비가 안됐다고 하지 않았나?”

“....”

“괜히 욕심 부렸다가 잃기 싫으니까.. 됐어. 정말로 마음이 열렸을 때 얘기 해. 그땐 지금까지 참았던 모든 욕정으로 욕망의 덩어리가 널 덮칠지도 모르지만..”

“풋..큭크크크크.”

“농담인 줄 아네..”



“맞다!...”

“..?”

“저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또 뭐?”

“전부터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용기가 안 나서 계속 미뤘거든요. 현강씨 있으니까 이제 만나 볼래요.”

“누군데? 남...자??”

“음....”

“남자면.. 혼자 만나라.. 난 들러리 되기 싫으니까.”

“왜요?..”

“왜긴. 몰라서 물어?”

“저 지켜주신다면서요.”

“...”

“혹시..”

“응?”

“물건에 자신 없어요?”

“...”

“전 괜찮은데.. 저 넘 큰 거 별로 안 좋아해요. 거기도 남들보다 작은 편이고..”

“남자야?”

“셋이서 즐겨도 괜찮을 거 같은데.. 전 경험도 있잖아요.”

“그래! 너 잘났다.....”



난 무의식중에 세희를 노려보게 되었다. 아직 세희의 보질 보기만 했을 뿐 단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내게 첫 경험을 남과 공유하라니.. 세희의 말을 들으며 노려보던 시선을 감추려 애써 숨기려 노력해보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싫어요?”

“까놓고 얘기해서?”

“네!”

“아직은 싫어..”

“아직?”

“당신이 그런걸 좋아한다면 어쩔 수없이 따라야겠지만.. 지금 당장은 싫다고.. 아직 제대로 당신하고 섹스.... 하여튼 싫어.”

“진지하게 얘기할 땐 왜 절 당신이라고 불러요?”

“내가 언제?”

“...치매다.”

“....”

“2대 1로 하는 걸 한번 맛보면 3대 1로 하고 싶고, 그러다가 결국 갱뱅도 하게 된다던데..”

“갱뱅?”

“있어요. 여자 한명에 남자가 떼거리로 달려드는..”

“참나.. 그게 무슨 맛이냐? 그걸 하는 여자는 먼 보지가 여러 개야?”

“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왜요! 입도 있고 손도 있고, 거기도 있고,, 거기 뒤에도 있고..”

“...너도 해봤어?”

“갱뱅까진.. 아니요. 전 마사지하고 쓰리만 해봤어요.”



이런 부끄러울 수 있는 과거를 세희는 거리낌 없이 내게 얘길 한다. 그녀의 지난 과거일 뿐이었고, 현재가 가장 중요할거라며 대범한척 애를 써보지만 역시나 씁쓸함을 감추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마사지랑 초대랑 뭐가 달라? 어차피 전문 마사지사한테 가서 받는 것도 아니잖아.”

“많이 틀리죠! 마사지는 단순히 마사지만 받을 때도 있는 거고 애당초 초대의 목적은 쓰리섬을 하기 위한 건데.. 마사지 겸 초대라고 하면 같은 말이긴 하지만.”

“그래서.. 많이 해봤나?”

“어떨 거 같아요?”

“......글쎄.”

“마대리.. 그 인간이 그런걸 정말 좋아해서.. 뭐 취향이니까 좋아할 수도 있는 건데 그걸 약점으로 삼을 줄은 누가 알았나.. 그리고 내가 하자고 했나? 하기 싫다는 사람한테 애원하고,, 화내고.. 참나.. 그 인간 생각할수록 괘씸하네.”

“그런 사람인 줄 진짜 몰랐고?”

“그럼요!

“그래서? 보디가드 있으니까 부담 없이 그 남자를 만난다는 거야? 그런데 나보고 같이 가자고?”

“네!.”

“네에??”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 시간 괜찮죠?”

“...몰라. 그날 나 당직일지 몰라.”

“벌써 김과장님한테 전화 해놨는데.”

“뭐?!”

“이번 주 금요일에 혹시 미팅 괜찮으시냐고.”

“누구 마음대로..넌 일 안해? 금요일이 제일 바쁘다며.”

“좀 천천히 달리려고요. 톱니바퀴도 아니고.”

“그러다 진급에 영향 갈 텐데..”

“영향 가라죠! 요즘엔 그냥 대리일 때가 좋았다는 생각도 해요. 그럼 현강씨랑 매일 저녁마다 사진 찍고 놀 수 있을 텐데.. 까짓것 팀장 자리 내놓죠 뭐!”

“허...”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무섭다.. 몰라. 안 들어! 싫어!”

“에이~. 그러지 말고요. 응~~?”



세희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내 옆자리로 옮겨 앉아선 내 팔짱을 꼭 끼고는 가슴을 비벼댄다. 애교까지 부리며 그 놈을 만나고 싶은 거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이거 왜 이래.. 징그러.”

“아잉~”

“...뭔데?”

“그날 입을 옷 좀 사줘요.”

“옷?”

“음~. 옷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구.. 사진 찍을 때 입을 속옷? 가터? 하여튼 그런것좀요.”

“내가 왜? 매일 스타킹만 신잖아. 그거 신어.”

“더 예쁘고 섹시하게 보이고 싶다고요. 네~~~!!”

“아! 몰라! 짜증나게.. 그런걸 내가 왜 사냐?!”

“그 언니보다 더 예쁘게 나와야 된단 말예요!”

“....언니?”

“헛!.”

“....언니라니? 그날 만나는 게 여자야?”

“...치. 들켰다. 에이~ 김새게..”

“누군데?”

“있어요. 저랑 같이 왕성하게 사진 올리는 언니.. 메신저로 가끔 대화도 하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마음이 잘 맞는다고 해야 하나? 오래전부터 잘 알던 언니 같아서 한번 같이 저녁먹자고 얘기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좀 그렇잖아요. 그런데 현강씨 얘기 했더니 같이 찍자고...”

“뭘 찍어? 그 여잔 남편이나 남친 없데?”

“없어요. 매일 셀카만 찍고.. 저랑 앵글이 거의 비슷해서 얘기하다가 얼마나 웃었는데. 혼자 사진 찍을 때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큭큭.”

“....”

“와~ 여자라니까 암말 안하는 거 봐.”

“아..니야.”

“한눈만 팔아 봐!. 확!!”

“어떤 여잔데?”

“예뻐요. 맞다. 잠만요.”



세희가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내게 불쑥 핸드폰을 내밀었다. 세희의 말대로 몸매는 날씬하고 예뻐 보였다. 세희에 비해선 많이 모자란 편이었지만 세희란 여잘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하질 않았다면 충분히 호감이 가는 몸매의 소유자였다. 가슴이 좀 작은 게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그만큼 날씬해 보이는 몸매로 대범하게도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공공장소에서의 노출에 거리낌이 없어 보였다. 찻집이나 음식점으로 보이는 장소에 뒤엔 음식이나 차를 먹는 사람들이 분명 있는데도 치마를 들치고 보지를 훤히 드러내기도 했고, 아예 진정한 하의 실종을 보여주며 털도 없는 민둥산이 보지를 벌리는 모습까지도 담겨 있었다.



“허...”

“멋지죠?”

“멋져? 이 여자 정신 나간....미안.”

“딴 맘 먹지 마세요! 이혼한지 2년 된 언닌데.. 저처럼 상처도 많은 거 같아요. 함부로 들이대지 말고!”

“내가 누구한테 들이댄다고. 그리고 들이대면 누가 가장 먼저겠냐고!”

“그날.. 현강씨가 고른 옷보고 결정할게요.”

“...뭘?”

“그걸 입고.. 음.. 그 언니랑 현강씨랑 잼난 놀이를 할 건지.. 말건지..”

“노..놀이?”

“큭크크~. 지금 꼴렸죠!”

“아니야!..”

“진짜?”

“...”

“언니가 작다고 실망하는 거 아닌지 몰라.”

“누..누가 작아! 나 대물이라..”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다말고 커피전문점 안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다행히 사람들이 거의 없는 위층이기에 다행이었지 창피할 뻔했다는 생각에 얼굴을 붉히게 되는데 세희는 배꼽을 잡고 겨우 웃음을 참고 앉아 있었다.



“참나..”

“큭큭.. 센스를 보겠어요. 어떤 옷을 보낼지!”

“...”



세희와 헤어지자마자 난 컴퓨터 앞에 자리 잡고 몇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란제리’란 단어로 시작해 섹시 속옷, 이벤트 속옷, 성인용품까지 밤새는 줄도 모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세희의 매력적인 가슴과 잘록한 허리, 볼륨감 좋은 골반과 긴 다리를 더 돋보이게 할 여러 가지를 찾기 위에 빠르게 마우스를 움직이게 되는데 생각처럼 마음에 드는게 없었다.



겨우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았을 땐 이미 날이 밝은 후였기에 난 주문부터 하곤 대충 씻고 회사에 나가게 되었다. 오늘은 당직인데 어떻게 그 긴 시간을 견딜지 골머리를 않으면서..





[이게.. 진짜 현강씨가 고른 거예요?]

“응?”



퇴근 시간에 맞춰 걸려온 세희의 전화에 주문한 속옷이라고 해야 할 그것이 도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넘 야해.]

“센스 본다며.”

[그래도 그렇지..]

“야하긴 뭐가 야하냐? 다 벗고 찍으면서.”

[벗는 것보다 이게 더 야하죠. 와.. 이게 스타킹이야 축구골대 망이야.. 어머.. 구두도 있네.]

“응. 마음에 들어?”

[넘 예뻐요. 큭큭.. 근데.. 거의 끈이다. 이건 좀 넘하다.]

“브래지어? 그게 그래보여도 와이어 있는 제품이래.”

[와이어가 있음 뭐해! 오픈 브래지어는 아랫입술만 있는 건데.. 이건 오히려 더 업 시켜서 유두가 더 튀어나와 보인단 말예요.]

“옆에 아무도 없어?”

[저 차안이에요.]

“벌서 퇴근해?”

[아뇨. 지금 미팅 있어서 이동하려고요.]

“이 시간에?”

[매일 이런데요 뭐. 와!.. 이 티 팬티 넘 야해.. 가터벨트랑 일체형이네..그래도 색깔은 검정색으로 잘 했네요.]

“훌렁 벗고 다니는 게 누군데! 자꾸 야하다고 할래?”

[차라리 다 벗는 게 덜 야하겠어요.]

“됐고.. 내일 몇 시에, 어디서 볼 거야? 약속 잡았어?”

[네. 8시에 종로에서요.]

“종로? 종로 어디?”

[톡에 찍어드릴게요. 그리고 7시 30분까지 오세요.]

“다른 건?”

[뭘 그리 많이 준비하시려고.. 넘 기대하는 거 아니에요!? 신경질나게스리..]

“내가 뭘.....”

[하여튼 한 눈만 팔아 봐! 진짜 국물도 없는 줄 알아!!]

“한눈 팔 면?”

[진짜 팔아 봐요! 어떻게 되나..]

“크크. 내일 보자고.”

[네.]



전화가 끝나고 곧바로 톡 알람음이 울렸다.

톡 친구들은 많은데 쓸데없는 게임 어쩌고 하는 것 외에 유일하게 내게 톡을 보내는 사람은 세희뿐이었다. 사실 이 톡이란 것도 세희에 의해서 깔게 되었고 21세기에 사는 사람이 맞냐는 조롱도 세희에게 처음으로 받아봤었다. 친구들 놈들 주에 톡을 하는 놈은 많았지만 굳이 내게 권하는 놈은 하나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여자 친구를 만나거나 어울리는 그룹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문자와 달리 여러 가지 부과 기능은 정말로 편하게 귀여운 그림까지 집어넣으며 사용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정장?

추리닝?

캐주얼한 면바지에 면 티셔츠?



이 고민은 퇴근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 짙어졌다. 세희만을 만난다면 가볍게 퇴근 복장으로 마무리하면 되겠지만 처음 보는 그 여자까지 있는 모임에서 다 구겨진 이 양복은 영 아닌 듯 보여 졌지만 그렇다고 집에 다녀올 시간은 충분치 않다는 것이 계속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결국 고민을 더 할 것도 없이 입고 있는 구겨진 양복 그대로 종로로 향하게 된다.

생각보다도 훨씬 늦게 끝난 업무와 종로의 말도 못할 교통 체증이 한 몫 거들어 결국 약속시간인 7시 30분을 훌쩍 넘은 8시 10분이 돼서야 톡에 찍힌 그곳에 도착하게 된다.



7시 30분이 거의 다 됐을 때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하는데 그녀는 그 언니란 사람과 벌써 신나게 얘길 나누는지 늦게 와도 상관없다고 웃으며 얘길 해줬다. 다행이란 생각과 씁쓸함이 교차했다. 그녀가 너무 즐거운 듯 얘길 해서가 아니라 분명 8시에 만난다던 무서워 미뤘다던 그 언니란 사람을 날 제외하고도 만나 웃고 즐기는 모습에 그랬다.



톡으로 거의 도착이란 문자를 보냈더니 딸랑 사진 한 장이 전송 대온다.



이미 전투준비를 마친 얼굴을 상당부분 머리카락으로 가린, 그러나 분명 세희의 사랑스런 모습과 함께 잘해봐야 삼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섹기가 얼굴에 벤 여자가 함께 사진에 담겨 있었다. 세희를 누구보다도 더 가까이 찍다보니 본능적으로 음란함을 발산할 때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 게 최근이었다. 그건 사진찍을때의 버릇인 입술을 깨무는 모습이나 턱을 치켜세우고 눈을 아래로 깔 때와 같은 한정적인 부분이었는데 이 여자의 얼굴엔 숨길 수 없는 본능적인 섹기가 묻어 있었다.



세희처럼 도도하거나 품격있는 섹시함이 아닌..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세희와 첫 통화 때 들은 룸식 주점에 도착한 난 톡으로 찍어준 방 번호를 찾아 기대한 티를 최대한 벗기 위해 잠시 심호흡을 한 후 룸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룸이 비어 있었다.

방금 전까지 사람의 존재를 증명하듯 맥주병이 마른안주들로 보이는 흔적들과 함께 빈 두병이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사람의 흔적인 어떠한 물건들도 찾을 수 없었다. 난 핸드폰을 꺼내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곧 톡을 실행한다.



혹시나 자리를 옮긴 건 아닌지, 세희가 어떤 메시지를 남긴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세희와의 대화창을 찾아 열어 봤지만 마찬가지로 어떤 흔적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희의 재발신 통화버튼을 황급히 눌렀다.

불안함이 머릿속을 점점 더 채워갔고 아닐 거라는 위로를 스스로 하게 된다. 너무 안일했고 너무 태평했다. 그 언니란 사람을 너무 쉽게 믿은 세희에게 분명 주의를 줘야 했었다. 마음 한구석에 그 언니란 사람이 혼자 일리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음에도 이제 겨우 사람을 다시 믿기 시작했고 기대기 시작한 세희에게 불신감을 심어줄 어떤 말도 하지 못한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연결음만이 계속 귓가에 맴돌 뿐 세희의 목소린 들려오질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건 핸드폰이 꺼져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난 연결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통화버튼을 눌렀지만 들려오는 건 통화 종결음 뿐이었다. 그래도 그 행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실종신고라도 해야 할지 심한 갈등을 느끼며 테이블 위에 놓은 음식들에 그리 멀리가진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주점을 뛰어나와 두리번거려 보지만 이 넓은 종로에서 그것도 이 많은 인파 중에 세희를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이 도저히 보이질 않았다.



그때.. 핸드폰에 화면이 바뀌었다.



“여보세요! 세희야!!!!”

[현강....뚜~~~ 뚜~~~]



금세 끊어진 핸드폰에 다시 한 번 통화버튼을 누르는데 연결음이 아닌 통화중이란 여성의 녹음 음성이 대신 들려왔다. 끊고 다시 전화를 거는 내 손바닥엔 땀방울까지 맺히기 시작했고, 머리까지 어지러워 백짓장처럼 아무 생각조차 할 수 없이 계속 통화버튼만 연거푸 누르게 된다.



이런 일엔 경험조차 없는 나다. 아니 있을 리 없는 사건이었고 말도 안 되는 현실임에도 내 머릿속엔 세희의 고통스러워하는 장면만이 계속 떠오르게 된다.

그 언니란 여자와.. 그리고 분명 동행일 낯선 남자는 세희를 가만히 두질 않을 것이다. 사진을 같이 찍자는 미끼로 꾀어내 술에 뭔가를 탔을 게 분명했고 인사불성이 된 세희를 온갖 지저분한 행동으로 더럽히고 능욕할게 분명하다. 아니.. 어쩌면 그 갱뱅이라는 걸 할 놈일지도 모른다.



‘신고를.. 신고를 해야 한다. 119,, 아니.. 11..’



[띠리리링링~~ 띠리리링~]



“여..여보세요! 세희야.”



[띠리링.. 띠리링..]



스마트 폰에 익숙지 않은 난 갑자기 결려왔다 끊어진 핸드폰에 무작정 통화버튼의 위치를 누르고 볼에 가져다 대는데 거의 동시에 내 바로 귀 앞에 위치한 핸드폰에서 전화벨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해본 적 없는 영상통화란게 한번 걸려왔다 끊어지는 수신 방법이 익숙할 리 없었고 현 상황에서 그런걸 확인할 겨를도 내겐 없었다.



멍청하게 이해를 못하고 핸드폰을 내려다보던 난 황급히 연결 버튼을 누르게 된다.



보여진 화면엔 세희의 아름다운 얼굴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휴~. 뭐야.. 사람 걱정하게 만들고 집에 간 거냐? 야! 놀랐잖아!”

[으..음....]

“뭔 술을 그리 많이 마신겨? 그 언니란 사람은?”

[유ㅔ;히ㅚ]

“뭐?? 잠깐 여기 너무 시끄럽다. 아!. 이어폰이....”



난 가방에 들어있는 이어폰을 꺼내 핸드폰에 꽂고는 사람들의 인적이 뜸한 골목 안으로 들어가 화면을 주시하며 입을 다시 열었다.



“어디야? 집이야?”

[크크크크..]



세희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닌 음산한 남자의 목소리가 소름끼치게 내 귀에 전해졌다.



부스럭거리는 잡음과 함께 이리저리 움직여지는 핸드폰의 영상. 그리고 곧 화면을 가득 메웠던 세희의 얼굴이 점점 작아지며 세희의 몸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사준 그 옷을 입고.. 세희는 침대로 보이는 곳에 누워있었다.



“누구야?! 너 누구냐고!”

[누구게~]

“무..뭐?! 이 새끼가! 세희야!! 세희야!!”

[으음.. 현강씨?..]

[자자.. 정신 좀 차려봐 이년아. 네 새 서방이 부르잖아.]



남자의 목소리로 난 금세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아니.. 어지럽게 흔들리는 화면 속에 보인 엄청난 배와 더러운 낯짝으로 그 놈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게 되었다.



“마대리 이 새끼! 너 뒈질래!! 지금 어디야! 어디..”

[쉿~~~~. 깨긴 깼는데 이년이 지금 수면제를 탄 술을 마셔서 정신이 없다고, 소량이니까 조금 있으면 완전히 정신 차리겠지만.. 그전에 우선 할 일은 해야지.]

“너 이새꺄! 세희 몸에 손 하나 까딱만 해봐! 사회에서 아주 매장을 시켜 버릴 라니까!”

[뭐? 매장? 크크크!. 매장을 시키든 송장을 시키든 마음대로 하시고, 우선 난 이년의 몸이나 오랜만에 맛 좀 보자고. 오~.. 역시 이년 가슴은 끝내주네. 요즘은 취향이 바뀐 건가. 이런 야시시한 속옷도 입고 다니고.. 크크. 아! 맞다. 아까 그 창녀 년하고 대화할 때 보니까 현강이란 놈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고 했었지? 이것도 현강씨, 네가 사준 거라고 하던데.. 크크큭..이거 어쩌나.. 내가 먼저 맛을 봐서.. 후룹륵~~]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잠시 나더니 이내 침대 옆 작은 장 같은 곳에 핸드폰을 세워뒀는지 세희의 몸이 잘 나오도록 앵글에 잡고는 그대로 세희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기 시작한 마대리 새끼다.



내가 밤새 고른 오픈형 브래지어로 겨우 가슴 밑 언저리만을 받쳐 올린 형태의.. 그래서 누운 상태인데도 가슴이 봉긋하게 솟아올라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세희의 새하얀 동그란 가슴을 우악스럽게 잡고는 이빨까지 세워 마대리 놈이 빨고 깨물기 시작한다.



“야이~~!! 개새끼야!!!!”



내 안중에 이미 지나가는 행인들 따윈 없었다.

골목 안을 크게 울린 내 목소리에 골목 밖 큰 도로의 사람들도 놀라 그 자리에 서서 날 쳐다봤지만 난 욕지거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이 시발새끼야! 안 떨어져!! 야! 이 개새끼야!”

[쩝쩝~.. 후루룩.. 쩝~.. 우움..진짜 맛깔스럽네.. 혹시 너도 이년 가슴을 맛 좀 봤냐? 젖꼭지도 적당히 있고 유륜이 좀 작지만 그게 더 빨 맛이 난단 말이지. 크크크. 이 출렁이는 거 봐라.]

[으음..... 현..강씨....음~~]



“세희야!! 정신차려봐!!”



[오!.. 빨딱 섰네.. 이년 봐라.. 나랑 있을 땐 그렇게 빼더니.. 너 능력 좀 되나 보다.]

“이...이 개......”

[구경 잘 하셔. 이런 구경 돈 주고도 못 보니까. 보자.. 이년 보지도 진짜 오랜만인데 곧바로 집어넣으면 아쉽지. 우선 맛 좀 보고..]



주먹을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짧은 손톱인데도 손바닥에 상처를 내며 피를 흘리게 했다.

마대리 새끼는 말을 끝내고도 세희의 작고 도톰한 유두를 이빨을 세워 깨물고는 비틀길 반복했고 세희가 얼굴을 들썩이며 미간을 찡그리는 모습과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두꺼비 같은 징그럽게 생긴 긴 혀를 입 밖으로 낼름거리며 세희의 유두를 핥아대더니 천천히 고개를 숙여 배꼽으로, 더 아래로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내 외침이 더 이상 소용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난 얼어붙은 송장처럼 그 골목에서 핸드폰으로 생중계 되는 강간의 영상에 대고 더 욕을 해대며 협박 아닌 협박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내 협박에 마대리 새낀 더 흥분을 느끼는 놈처럼 보였다.



[으~~..현..강씨...음..]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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