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짬뽕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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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할 무렵 애인인 인영으로부터 이별통보를 받고 말았다. 인영은 나 보다 3살이 많은 연상으로 대학 1학년 때 만나서 군에 있을 때도, 그리고 복학을 해서도 여전히 날 기다려준 여자였다. 난 첫 여자였던 인영과의 결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졸업식을 앞두고 다니던 미술학원 강사 일을 때려치운 뒤 인영과 결혼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할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이별 통보를 받고나니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인영과 나는 각자의 친구들이 만나는 자리에 서포터로 참가했다가 오히려 인영과 내가 눈이 맞아버렸고, 그동안 별 문제없이 사랑을 했었다. 그런데 인영이 너무나 쿨 하게 헤어지자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욱 나를 비참하게 만든 것은 그동안 나 모르게 만나는 남자가 있었고, 변호사인 그 남자와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저런 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인영은 너무나 쿨 했다.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렇게도 좋았더냐?”



인영의 반응이 어찌나 쿨 한지 나도 모르게 썰렁한 농담을 한 것이 그녀를 더욱 화나게 했다. 갑자기 벌떡 일어난 인영이 그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는데도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장태복!~ 너는 항상 모든 게 장난이지? 인생도 장난이고, 사랑도 장난이고, 모든 게 농담이지? 너 한테는 그런 게 예술이지? 소변기 갖다놓고 예술이야!~~~~ 그러면 그게 예술이지? 그렇지?”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날 하필이면 인영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인 뒤샹을 비난하고는 그렇게 떠나버렸다. 저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내가 그동안 인영에게 떠벌였던 미학에 관한 얘기들이 모두 부질없었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군대에서 축구했던 얘기를 해줄 걸 하는 후회가 치밀어 올라왔다.



그 후, 인영은 난쟁이 똥자루만한 변호사와 결혼을 했고, 난 서울을 떠나버렸다. 우연이라도 인영과는 다시 마주치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서울을 떠난 나는 @@시로 내려와 미술학원 강사를 하며 지냈다. 이곳의 학원은 내가 다니던 서울 대형학원의 분점 학원이었다. 본점의 길 원장은 내가 떠나겠다는 말에 아쉬워하며, 자신의 친구인 이 학원의 정 원장을 소개해줬고, 그도 무척이나 나를 신임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건도 매우 좋았다.



그렇게 @@시에 내려 온지 벌써 3년이 지났고, 이제 내 나이도 28살이 되었다. 서울에서도 군에 있을 때 습관대로 몸 관리를 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했던 나는 정 원장이 얻어준 원룸에서 지내며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헬스와 운동을 꾸준히 해서 여전히 몸 짱을 유지하고 있었다. 성격상 이런 생활이 맞지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미대생들은 작가의 꿈 보다는 오히려 대형 미술학원의 강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이 많아 경쟁이 장난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요즘의 미술학원 강사라는 것은 연예인과 비슷한 속성이 생겨서 강사 스스로가 외모와 연기력을 갖추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었다.



너도나도 학원으로 몰리니 경쟁이 치열했고, 결국 실력을 따지자면 그 강사가 그 강사인 상태에서 볼품없는 외모 보다는 연예인처럼 반듯하고 몸 관리를 잘 하게 되면 학생들에게 훨씬 더 큰 충성심을 유도 할 수 있었다. 사실은 이런 것이 싫어서 지방에 내려온 것이었는데, 이제는 지방의 미술학원들은 거의 서울 대형학원의 체인점 형태여서 강사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다르지 않았다.



싫든 좋든 난 몸 관리를 했고, 큰 키에 멋진 몸매, 그리고 서울대라는 학벌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이 학원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갖고 있었다. 합격률? 뭐, 합격률이야 분점학원에서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어차피 수능이 끝나면 입시생들 중, 상위권 대학에 갈만한 놈들은 모두 홍대 앞의 본점으로 올라갔고 지방대에 갈 애들만 남기 때문이었다. 분점인 우리학원에 남은 학생들은 모두 합격을 시키긴 했지만 사실, 떨어져도 그만 합격해도 그만이었다. 어차피 상위권 대학의 합격률이 아니면 광고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나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이상하게 변해있었다. 누구보다도 작가에 대한 열망이 많았던 나는 이제 지난날의 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변해있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살겠다는 확고한 계획도 없었다. 그저 난파된 배에서 떨어져 나가 바닷물에 뜬 채로 어딘가로 흘러갈 뿐이었다.





“삼촌이 좋아하는 열무김친데, 맛이 너무 잘 들어서 가져왔어, 삼촌.”



하얀 짬뽕을 시켜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내 원룸 앞집에 사는 상인이 김치 통을 들고 들어왔다. 오늘 아침에 이사 갈 아파트를 보러간다고 해서 내가 그녀의 막내딸을 봐주고 있었는데, 일을 마치고 온 모양이었다. 상인은 내 방에 들어오자마자 김치 통을 싱크대에 올려놓은 뒤 열무김치를 그릇에 담기 시작했는데 오늘따라 화장을 곱게 하고, 정장차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상인이 다르게 느껴졌다.



흰색 블라우스에 무릎위로 올라가는 푸른색의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맨 발과 그녀의 종아리에 살짝 근육이 잡히는 것이 내 눈을 어지럽혔다. 상인이 김치를 그릇에 다 덜고는 김치 통을 들고 냉장고에 넣는데 허리를 숙여서 육중한 엉덩이와 함께 허벅지 위까지 살짝 보여 미칠 것 같았다. 냉장고 문을 닫은 그녀가 이제 그릇을 들고 상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김치를 상위에 올려놓았다.



“와!~~맛있겠다!~~매일 이렇게 신세를 져서 어떡해요, 형수?...”



“삼촌도 참...신세는 무슨 신세야. 있는 김치 조금 나눠 먹는 건데...”



그렇게 말하는 상인이 더운지 손부채를 해서 내가 에어컨을 켰다. 그녀는 다시 일어나 내 옆을 지나 침대 위로 올라가 그녀의 막내딸에게 다가갔다.



“아이구, 내 새끼!~ 삼촌이랑 잘 놀았쪄요?”



내가 살짝 고개를 틀자, 딸을 안고 있는 상인의 다리와 허벅지, 그리고 그 안까지 살짝 보였지만 팬티는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만 눈이 어지러웠고 내 자지는 발기해서 터질 것 같았다. 상인은 특별히 눈에 띄는 미인은 아니었고,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뚱뚱하지 않은 아줌마였지만, 오늘따라 이상할 정도로 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인영과 헤어지고 이곳에 내려와 살면서 여자에게 굶주려서 그런 것일까?



“아파트 공사는 잘 돼가요?”



체격답게 조금 커 보이면서도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너무나 섹시해 보이는 상인의 발이 내 눈에 가득 들어왔다. 발톱엔 핑크색이 발라져 있는 그녀의 맨 발은 너무나 섹시해서 금방이라도 다가가 잡아들고 미친 듯이 빨고 싶었다.



“생각보다는 맘에 들더라고...뭐...돈이 많이 들어서 탈이지만...”



상인의 남편 광호는 현재 중국집을 하고 있었다. 두 딸과 함께 좁은 원룸에서 살면서 돈을 모아, 드디어 30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했고, 도배 등 자질구래한 공사가 끝나는 대로 이사를 할 것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원룸은 10평이 채 안 되는 곳이었다. 이 지역에는 이런 식의 원룸이 널려있었는데, 월세 25만원으로 풀 옵션이었다. 그야말로 몸만 들어와서 지내다가 나가면 그만이었다.



이들과 내가 친해지게 된 계기는 하얀 짬뽕 때문이었다. 광호의 음식솜씨는 가격에 비해 상당했는데, 다른 음식도 맛있었지만 내 입맛에는 이 하얀 짬뽕이 너무나 잘 맞아서 거의 매일 시켜먹었다. 2년간을 그렇게 시켜 먹다보니 난 단골이 되었고, 붙임성이 좋은 광호와 상인 덕분으로 꽤 친하게 되었다.



사실, 원룸에 살다보면 거의 서로 간에 아는 척을 하지 않고 지냈다. 몇 년이 지나도 누가 사는지도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이 하얀 짬뽕으로 난 이 지역에 내려 온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친구를 만들 수 있었다. 이제는 광호를 형이라고 부르고 있었고, 상인에게는 형수라고 불렀다.



광호는 나보다 7살이 많은 35살 이었다. 키가 165센 치 정도로 작았지만, 차돌처럼 단단하고 건강 해 보이는 남자로 꽤나 호탕한 부산사나이였다. 그리고 상인은 나보다 5살이 많은 33살이었는데, 키가 170센 치 가까이로 꽤 컸고 살이 많이 찌지 않아서 평범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아줌마답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또 정장차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우아함과 함께 섹시함까지 느껴졌다. 아파트를 보러가면서 이렇게 까지 꾸밀 필요가 있겠냐 하겠지만, 상인은 그곳에 사는 여자들에게 꿀리기가 싫었던 모양이었다.



아무튼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이 지역에 내려 와서 정 원장 부부 외에는 강사들과도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는데, 하얀 짬뽕을 계기로 앞집 부부인 광호와 상인에게 형과 형수로 부르며 지내는 일이 생겼으니 말이었다. 더군다나 두 사람에겐 2살 된 딸과 5살 된 딸이 있었는데, 이들이 바쁠 때는 이렇게 막내를 내가 봐주기도 했다. 그리고 웃긴 얘기지만 방 이 하나이다보니 밤에 광호와 상인이 부부관계를 할 수가 없었다.



막내야 2살 밖에 안됐으니 상관없겠지만, 5살 된 딸 앞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광호는 멋쩍은 얼굴로 내게 그런 고민을 말했고, 나는 흔쾌히 내 원룸의 열쇠를 그에게 복사해 주었다. 나야 오후 5시에 학원에 출근해서 저녁 6시부터 밤10시까지 수업을 한 뒤, 빨리 오면 자정이었다. 중국집이야 저녁 8시면 영업을 끝내고, 이것저것 정리하고 들어오면 끽해야 9시가 조금 넘을 뿐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이 집으로 와, 내 방에서 섹스 할 시간은 충분할 것이었다. 배려아닌 나의 배려가 두 사람에게 도움이 많이 됐는지, 그 후 난 중국집의 어떤 음식도 공짜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얀 짬뽕이 그렇게 맛있어? 매일, 이것 만 시키고...”



“이상하게 질리지가 않아요. 너무 맛있어요, 형수님.”



“그나저나 나도 밥 좀 먹어야겠다...밥 있지?”



그렇게 말한 상인이 딸을 내려놓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전기밥통 쪽으로 걸어가 또 엉덩이를 내밀고 허리를 숙이는 바람에 내 정면으로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로인해 상인의 그 큰 엉덩이가 정면으로 보였고, 종아리와 맨 발바닥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침이 고였고, 자지는 이상할 정도로 발기해 텐트를 치고 말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치마를 허리까지 올린 뒤, 팬티를 내리고 그녀의 보지를 빨고 싶었고, 내 자지를 찔러 넣고 싶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상인에게뿐 아니라 어떤 여자들에게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이상했다.



상인은 일어나 싱크대 위에서 숟가락과 대접을 들고 다시 쪼그리고 앉아 밥을 퍼 담았다. 그러자 그녀의 맨 발에 힘줄이 잡혔고, 종아리와 허벅지에도 약간의 근육이 잡혀서 미칠 것 같았다. 그녀가 돌아 설 때 난 얼른 짬뽕을 국수를 건져 요란하게 삼켰다. 그러자 내 모습을 본 상인이 웃으며 밥 상 앞으로 와 앉았는데,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는 전형적인 여성의 자세여서 여전히 그녀의 맨 허벅지가 보여 미칠 것 같았다. 나의 이런 상황을 모른 채 상인은 내 하얀 짬뽕의 그릇을 들고 국물을 자기 대접에 따라 부었다.



상인이 짬뽕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는 모습은 꽤나 터프해 보였고, 여성미가 없어보였지만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상인의 아줌마다운 모습이 이상하리만치 섹시하게 느껴졌다.





밥을 다 먹고 상인은 상을 치우며 그릇을 씻기 시작했다. 내가 그만두라고 했지만 상인을 당할 수는 없었다. 욕실로 들어가 이를 닦고 다시 나오니 그녀가 침대에 앉아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오늘 무슨 일인지 상인은 총각인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지만 이렇게 까지 경계를 하지 않는 상인도 참 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촌...흥분했구나?...”



“예?...”



상인의 시선으로 밑을 내려다보니 내 자지가 발기해 잔뜩 텐트를 치고 있었다.



“하하하!~ 난 아무 반응이 없길래 삼촌이 무슨 고자인 줄 알았는데...아니었네!~~”



“에이!~ 고자는 무슨...”



“삼촌은 만나는 여자 없어?”



“아직은 견딜만해요...”



“견디긴 뭘 견뎌? 하하하!~~ 수도승도 아니고!”



난 갑자기 뭐에 홀린 듯 스케치북과 연필을 집어 들어 상인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잠깐만 그렇게 있어 봐요, 형수...”



젖을 먹이는 상인의 모습은 그 어떤 연예인들보다도 섹시해 보였고, 난 본능적으로 스케치북을 들고 그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흰 스케치북을 검은 연필이 움직임을 반복하자 점점 상인의 모습이 구체화되어갔다. 인영과 헤어지고 이곳에 내려와 한번도 뭔가를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상인이 젖을 먹이고 있는 모습을 그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지금 난 그림을 그린다기 보다는 상인의 몸을 만지는 느낌이 강했다. 그녀의 눈, 코, 입...긴 목과 쇄골...허리...엉덩이와 허벅지...그리고 맨 발을 다 만지고 나자 비로써 그림이 완성되었다.



“어머나!~~ 너무 잘 그렸다!~ 그림은 홍대 생들만 잘 그리는 줄 알았는데...서울대 생도 잘 그리네?”



“누구나 연습하면...이렇게 그릴 수 있어요, 형수...”



“에이!~ 거짓말도 참...태복이처럼 타고난 재주가 있어야지 누구나 연습한다고 다 잘 그릴 수 있나 어디?”



누구나 연습을 하면 어떤 것을 닮게 그리는 것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었고, 영어와 수학을 잘 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일 뿐이었지만 난 더 이상 상인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고정관념이란 다이아몬드보다 더 단단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상인이 집으로 돌아가고 난 침대에 누웠는데 계속 그녀의 신체가 머리에 떠올라 미칠 것 같았다. 그동안 이런 것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상인의 몸이 눈에 들어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발기한 자지를 주무르며 상인의 몸을 떠올렸다. 그녀의 발을...발가락을 빨고 싶었다. 상인의 보지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미친 듯이 빨고 싶었다. 상인의 신음소리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흐읔!~~~~~하아!~~~”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액이 뿜어져 나와 팬티를 흥건하게 적셔버렸다. 막상, 배설을 하고 나자 시원하기도 했지만 허탈한 기분이 더 많았다. 28살의 나이에 자위를 하고 있다니 기분이 더러웠고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나는 빨래바구니에 팬티를 던져 넣고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깨끗하게 몸을 씻고 나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밖으로 나와 머리를 말리고 로션을 바르니 싸!~ 하는 느낌과 함께 꽤 기분이 괜찮아졌다.



팬티를 입고 파란색 티에 청바지를 입으며 다시 머리를 정리했다. 그리고 가방을 챙겨들고 습관처럼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봤다. 5시가 다 되었다. 내 원룸에서 학원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가 걸렸지만 난 차를 타고 다녔다.



서울 본점의 길 원장은 주임급 강사들에게 외제차를 선물했었다. 그의 생각은 자신의 학원 강사들은 모든 것이 최고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원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한때는 최고의 화가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었던 정말로 재능을 갖춘 사람들이 모두 돈 맛에 사로잡혀서 자신의 꿈을 접고, 한 놈이라도 더 합격시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덤벼들었다. 그리고 그런 강사에게 수업을 받은 학생들도 상위권 대학에 합격해서 자신을 가르쳤던 선생처럼 멋지게 살고자, 그 학원에 강사가 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대접을 받으면서 보조강사를 자처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주임들은 모두들 잘빠진 스포츠카를 선택했지만, 나는 6개월의 시간을 기다린 뒤 미니쿠퍼 s 컨버터블을 선택했다. 그러자 모두들 나를 계집애라고 놀려댔다. 어쨌든 길 원장 덕분에 나도 외제차를 굴렸다. 인영도 쿠퍼를 좋아했었는데, 어쩌면 헤어진 것도 내가 그 학원을 그만 두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딴 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나는 인영에게 차였고, 그것을 받아들였을 뿐인데...



난 아직도 미니쿠퍼를 몰고 있었다. 아버지가 카센터를 해서 어려서부터 차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그로인해 차량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도 차는 쌩쌩했고, 새 것처럼 너무나 멋졌다.





학원에 도착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로비로 올라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조금 기다리니 예비반 디자인 파트의 강사들이 저녁을 먹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워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 이 학원에서 회화파트 한 부분만을 책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입시반과 예비반 전체 모든 파트의 커리큘럼을 조정하는 일종의 총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최종 결정권자인 원장의 결제가 있어야 했지만 정 원장은 내가 있는 동안 내가 구성한 계획에 대해 거부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다른 강사들에게도 자신이 없을 때는 내가 학원의 원장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원래는 나 자신을 들어내는 것이 싫어서 계속 숨기려고 했지만, 내가 무슨 스파이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예 완벽하게 들어내 버렸다. 이러니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형국이 되어버렸고, 다른 주임들이 나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나이가 자기들보다 내가 더 어리다보니 불편해하는 것은 당연했다.





내가 내려올 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는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정 원장 입장에서는 공신들을 제거하는 태종의 심정이었을 것이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보통 미술학원의 주임 급들 같은 경우는 학원 초기부터 원장과 함께 한 사람들이어서 애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는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종종 경험 없는 원장들이 그런 강사들에게 학생들을 빼앗기는 일들이 허다했다. 그래서 나는 내려오기 5달 전부터 정 원장에게 그들의 수업을 제한하는 방법을 썼다.



수업을 제한하고 월급을 줄이면 당연히 반발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월급은 그대로인 채 수업을 줄이자, 그들은 눈치를 채지 못한 채 좋아라 하고만 있었다. 그때 정 원장과 그의 아내 유정이 보조강사들과 주로 수업을 담당하면서 원장의 영향력을 더욱 키웠고, 나는 보통의 강사처럼 행세하면서 입시반과 예비반 학생들을 휘어잡았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새로운 것을 기존 주임들에게 정 원장이 요구하자, 그들은 학원을 나가 다른 곳에 학원을 차렸지만 자신들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 원장은 불안해 했고, 나는 최대 예상출혈은 1명이라고 얘기했는데, 학원을 나간 학생들은 한 명도 없었다. 모든 일들을 내가 꾸민 것이라고 아는 사람은 정 원장과 그의 아내이자 부원장인 유정밖에는 없었다.



이익이 큰 곳엔 파워게임이 벌어지기 마련이었다. 학원을 나간 강사들이나 현재 남아서 나를 마땅치 않게 여기는 강사들이나 어떤 면에서는 나무랄 때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그들은 무능력한 사람들이었다. 적어도 입시생을 가르친다는 대전제에 있어선 그들은 타성에 젖은 무능력한 자들이었고, 그래서 그들을 내 보낸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학원 운영에 방해가 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처음 서울 본원 원장에게 이 학원의 실상을 들었을 때, 그리고 직접 내려가 확인을 했을 때 너무나 기가 막혔다. 입시미술학원은 입시미술 학원일 뿐인데 강사들은 자신들이 무슨 예술을 가르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고 있었다. 개뿔이 입시미술학원에서 무슨 예술을 가르치나? 그리고 자기들이 예술을 하고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슨 예술을 가르친다고 설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자신들은 미대 졸업장 빼고는 변변한 작품도 없는 주제에 입시미술학원에서 이제 걸음마를 하고 있는 애들에게 예술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라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입시 미술학원에서는 무조건 대학을 보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 예술을 하던 외설을 하던 그것은 학생들의 몫이었고, 교수들의 일이었다.





현재 이 학원의 총 학생수는 354명이었다. 입시반이 106명이었고, 나머지는 고등학교 1, 2학년의 예비반과 중학생도 20여명이 조금 넘었다. 한달 수강료는 입시반이 40만원, 고등학교 예비반이 35만원, 중학생 반이 20만원이었다. 원래는 예비반, 입시반 합해서 170명 정도였던 학원생의 숫자는 내가 내려와 이 지역의 미술학원 시장을 독식한 뒤로 두 배가 되었고, 아직까지 큰 차이 없이 유지하고 있었다.



정 원장과 유정은 모두 홍대 시각디자인과 출신이었다. 서울에서 디자인 회사를 크게 하다가 IMF 직격탄을 맞고 무너진 다음, 친구였던 서울 본점 원장의 도움으로 이곳에 내려와 학원을 차린 것이었다. 처음엔 이들도 너무 달라진 입시 성격에 고전했지만 금방 적응했고, 서울 원장의 도움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2천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미대에 진학하겠다는 학생들이 급격하게 줄어서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미술학원들은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내가 내려온 후부터 이 지역의 입시미술 시장을 완전히 독식하게 되자 숨통이 튀였다. 그리고 이제 정 원장은 내 계획대로 이 지역의 유지들과 학교장들, 시, 도의원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교류하면서 설레발이 심한 학부형들과 그들을 만나게 해서 미술학원 운영에 유리한 정책을 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독불장군은 없었다. 자신의 실력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얻기 힘든 세상이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배경...소위 빽이라는 것이 모든 일에 90프로를 차지했기 때문에 정부정책의 방향에 심하게 좌지우지 되는 교육시장은 특히나 손을 놓고 있다보면 개피보기 마련이었다.





학원으로 들어가니 안내 데스크에 앉아있던 희정, 경화, 유림이 일어나 내게 인사를 했다. 내가 세 사람에게 인사를 할 때 경숙이 사무장실에서 빵을 입에 물고 나왔다. 그녀는 나를 보고는 빵을 문채로 인사를 했고, 나도 웃으며 인사를 했다.



개그우먼 박미선을 빼 닮은 경숙은 38살로 이 지역대학의 회계학과를 나와 학원에서 사무장을 맡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오기 전부터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정 원장과 유정은 경숙을 꽤나 신임하고 있었다. 혼자서 모든 돈 관리를 하면서도 한 번도 실수를 한 적이 없었고, 공무원들이 감사를 나왔을 때도 전혀 위축되거나 당황하지 않고, 조목조목 그들을 이해시켜서 돌려보냈다고 했다. 그녀가 희정에게 종이를 보이며 뭐라고 말하느라 허리를 숙이고 엉덩이를 내 미는 자세를 취하자 내 눈에 경숙의 모습이 가득 들어와 버렸다.



흰색 블라우스에 무릎위로 올라가는 검은 색 h라인 스커트를 입은 경숙이 허리를 숙이고 있어서 회색 스타킹을 신고 있는 그녀의 긴 다리가 허벅지까지 보였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여자들의 몸이 자꾸 나를 괴롭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갑자기 난 학원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가 떠올라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학원엔 감시카메라가 가득 있어서 로비에서부터 각 실기실의 내부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은 학원에 들어올 때 출입카드로 확인을 받고 나서야 교실로 입실할 수 있었다. 그러면 그 학생의 출석시간이 학부형의 핸드폰으로 전송이 되어 출석여부와 출석시간까지 정확히 체크를 할 수 있었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식들의 수업 모습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왜 이따위 것들을 이용해야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모든 것이 다 쇼였다. 이렇게 해야 학부형들이 학원을 신뢰했기 때문이었다.



난 나이에 맞지 않게도 내가 살던 집 근처에서 작업을 하는 작가의 화실에서 입시를 준비했었다. 수강료가 싸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그 작가의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그 화실에 다니면서 너무나 재밌었고, 행복감을 느꼈었다. 그 작가의 이름은 천호섭으로 수채화를 전문으로 하는 작가였는데, 50대의 나이에도 결혼하지 않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방대를 나온 그는 대학 3학년 때 국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화실엔 나 말고도 원생들이 많았는데 주로 상류층의 아줌마들이었다.



돈이 많은 아줌마들이어서 그런지 모두 우아했고, 처녀 같은 몸들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나를 친 자식처럼 무척이나 귀여워했었다. 하지만 난 6개월을 다니면서 화실을 나가버릴까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했다. 천 선생은 아줌마들의 그림엔 손을 무지 많이 댔는데, 이상하게도 내 그림엔 잘 손을 대주지 않았다. 돈은 똑 같이 내는데 내게만 차별하는 것 같아 무척이나 억울했었지만 성질을 죽이고 다른 방법을 택했다. 천 선생이 아줌마들의 그림을 만질 때 마다 뒤에서 유심히 그것을 관찰했고, 오히려 그것 때문인지 난 장족의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



난 천 선생이 왜 내게 그랬는지를 서울대에 합격하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대학과는 다르게 서울대 미대는 단순하게 스킬을 요구하는 전형방식이 아니었는데, 아무리 묘사력이 좋아도 강사의 손길이 많이 느껴지는 그림은 철저하게 배제했기 때문이었다. 천 선생 덕분으로 난 긴 시간동안 수채와에 동양화, 그리고 디자인과 조소까지 경험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



그때의 경험 때문인지 강사를 하면서 미술대학이 어떤 실기전형으로 전환을 해도 난 교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집어낼 수 있었고, 수준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에게 각기 상황에 따라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분석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무슨 대수랴...그렇게 터득한 기술로 난 미술학원에서 애들을 상대로 이런 식의 쇼나하고 있으니, 천 선생이 이 일을 알면 내게 심하게 욕을 할 것 같아 찾아가지도 못했다. 천 선생과 아줌마들은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갑자기 그 들이 너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시 카메라를 의식하며 원장실로 들어가니 정 원장이 보이지 않았다. 유정이 나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와요, 장선생!~”



“원장님은요?”



“그이는 춘택씨 만나러 서울에 올라갔어...왜? ...무슨 일 있어요?”



춘택은 서울 본원의 길 원장으로 정 원장과는 홍대 회화과 동기였다. 유정은 커피를 내리며 말했고, 난 소파에 앉았다.



“아뇨...원장님이 안계시면 이상하게 학원이 텅 빈 것 같아서요...”



내가 말하며 무심코 유정을 쳐다봤는데 또 내 시야에 그녀의 뒷모습이 가득 들어와 나를 당황케 했다. 연한 푸른색의 블라우스에 은빛이 나는 h라인 스커트와 검은 스타킹을 신은 유정의 뒷모습은 나이답지 않게 섹시하고 고혹적으로 보였다. 검은 색 스타킹인데 연해서 그런지 그녀의 맨 살이 스타킹 색과 섞여서 더욱 미칠 것 같았다. 키가 155센 치나 될 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작고 앙증맞아서 햄스터처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이미지의 유정이 오늘은 너무나 섹시해 보였다.



갈색 하이힐에 감싸인 유정의 발과 앞으로 살짝 들어난 발가락이 너무나 앙증맞고 귀여웠고, 복사뼈와 아킬레스건이 있는 발목이 허리처럼 잘록해 너무나 섹시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게중심이 바뀔 때 마다 종아리에 살짝 잡히는 근육의 움직임과 함께 그 위로 살짝 보이는 허벅지도 예술이었다. 그동안 유정이 섹시하다는 것을 왜 몰랐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오늘은 너무나 아름답고 육감적으로 보였다.



40대의 나이에도 정 원장과 유정은 아이가 없었지만, 친구처럼 애인처럼 잘 지내고 있었다. 정 원장은 꼼꼼한 성격이었지만 유정은 보조개가 잡히는 귀여운 얼굴과 연약해 보이는 체형과는 달리 무척이나 털털하고 스케일이 있는 여자였다.



“그 이도 그런 말을 하던데...후후...”



유정이 커피 잔을 들고 와 내 앞에 내려놓고, 자기 잔도 내려놓고 앉으며 말했다.



“원장님이요?”



“그 이도 장 선생이 없는 날은 학원이 텅 빈 것 같다는 말을 하거든...”



“아...그래요?...”



“이제, 5월인데 벌써부터 더워져서 큰일이다... 그죠?”



나는 유정이 다리를 꼬고 앉아 더욱 곤란해졌지만 짐짓 그런 느낌을 주기 싫어서 태연한 척 애를 썼다. 하지만 그럴수록 유정의 몸이 더욱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고, 사무장인 경숙의 몸과 함께 상인의 몸도 떠올라 내 자지는 금방 발기해 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오늘따라 왜 이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동안 의식을 하지 않아서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한 번도 내 자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반응한 적은 없었다.



“부원장님. 좀 더 바빠지기 전에 주임 강사들의 휴가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는데요.”



“휴가요?”



“예. 그동안 주임들이 학원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것도 있고요... 이럴 때 일수록 사기를 올려주는 행동을 취해야 그들도 일 할 맛이 날 것 같습니다.”



유정은 내 말에 고민하는 얼굴로 뭔가를 생각하면서 발을 움직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섹시한지 당장이라도 그녀의 발을 잡고 힐을 벗긴 뒤 빨아대고 싶었다. 난 내 생각이 유정에게 들킬까봐 서둘러 가방을 연 뒤 그동안 강사들 휴가에 대해 준비한 서류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유정은 서류를 찬찬히 보면서 여전히 발을 움직였는데, 이제는 뒤꿈치가 벗겨져서 하이힐은 그녀의 발가락에 걸린 형국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시선을 살피며 주머니에 손을 넣어 겨우겨우 발기한 자지를 위로 향하게 했다.



“와!~ 이거 멋진데요? ...와!~~강사들 신나겠네!~~하하하!~~~”



“원장님이 허락하실까요?”



“글쎄요...뭐, 장 선생 말이라면 그이는 항상, 찬성이었는데 이거라고 거절하겠어요?”



“주임급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휴가를 가니까 수업에 지장은 없겠지만, 지출이 많아서요...”



내 말에 유정이 이제 그 예쁜 다리를 내리고는 나를 빤히 쳐다봤다.



“걱정 말아요, 장 선생!... 장 선생 의견으로 지출된 돈은 몇 배로 학원에 이익이 됐었으니까요. 난 장 선생이 그런 문제로 고민하는 줄은 몰랐네요. 그 이와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아, 아닙니다. 무슨 일이 있기는요...”



“장 선생, 오늘따라 무척 이상하네...말도 더듬고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한데...여자가 생겼나?”



“...늦었습니다, 부원장님. 얼른 들어가죠.”



나는 얼굴이 달아올라 더 이상 유정과 얼굴을 맞대고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그렇게 얘기하고 일어섰고, 그녀는 웃으며 소파에서 일어섰다.



유정과 나는 원장실을 나가 함께 회의실로 들어갔다. 안에는 전 강사진이 이미 와서 앉아있었다. 수업 시작 전엔 항상, 5시 30분부터 모든 강사들과 미팅을 가졌다. 나와 정 원장 그리고 유정은 이제 수업을 하지 않고 다른 강사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빠지는 것은 아니었다. 수업 시작 전 미팅을 통해 담당 강사들에게 수업 내용을 전달하고 가끔씩 각 파트의 교실을 들어가 일일이 학생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이상이 있으면 그때그때 담당 강사에게 조종을 하게 했다.



회의를 끝내고 전 강사진들은 수업을 하러 모두 실기실로 들어갔고, 나는 내 사무실로 들어왔다. 원장실에도 모니터가 있었지만 내 사무실에도 모니터가 있어서 실기 실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냥 컴퓨터로 확인해도 된다고 했지만 정 원장이 고집스럽게 설치한 것이었다.



모니터로 실기 실을 확인하니 강사들이 일사분란하게 학생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기존 주임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나간 뒤 새로 구성된 주임들은 모두 이 지역 대학 출신들로 구성을 했다. 모두 초창기 원장의 제자들이었고, 나처럼 때가 묻지 않은 사람들이라 충성심이 대단했다. 하지만 처음엔 모두들 입시에 대해 자신들의 경험만을 생각하는 등, 체계적이지 않은 모습들이어서 상당히 애를 먹었었다. 학생들을 입시에 맞게 지도하기도 바쁜데 우선 그것보다도 입시에 맞는 강사로 바꿔야만해서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도 3년간의 입시를 치르면서 경험이 쌓이고, 나에 대한 신뢰가 쌓여서 그런지 변화된 흐름과 체계적인 시스템에 적응을 해서 이제는 모두들 익숙하게 움직여주고 있었다. 각 파트의 주임은 모두 11명이었고, 나머지 보조강사들인 40명은 모두 이 지역 미술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이었다.



주 3일씩 근무하는 보조강사들의 페이는 시세에 맞게 주었지만, 나머지 주임 급들은 모두 4대보험이 되는 정식 직원이었다. 연봉은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대기업 초임 연봉 정도는 되었다. 주 5일 수업에 오후 2시까지 출근해서 밤10시까지 근무했고, 각자 돌아가면서 주말에 나와 입시생들의 시험감독을 하는 정도였으니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딱 2년이 걸렸고, 3년이 되자 완전히 굳어져 버려 누구도 어색해하지 않았다.





“젠장...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오늘따라 머리가 복잡했지만 나는 기지개를 한 번 크게 한 뒤, 컴퓨터를 키고 어제 올라 온 모든 학생들의 그림을 보며, 상황을 체크했다. 학원의 모든 학생들의 그림은 완성이 되면 모두 각 파트의 주임들이 1점부터 최고 10점까지 점수를 매겨서 광고부로 보내졌고, 광고부의 직원 5명이 모두 사진을 찍어 점수와 함께 하드에 올렸다. 그러면 나와 원장, 부원장은 각 학생들의 그림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일단 주요관리 대상을 학년별로 컴퓨터가 걸러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입력 실에서 강사들이 매긴 점수와 함께 그림을 올리면, 목표점수치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은 관심대상학생으로 학년별로 저절로 분류가 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면 나와 원장, 부원장은 먼저 그들이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개월 수에 따라 그 학생에게 필요한 커리큘럼을 먼저 만드는 방식이었다. 왜냐하면 3개월 정도가 지났음에도 그것에 맞는 기술이 늘지 않으면 보통의 학생들은 그만 두거나 학원을 옮기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은 집중 관리대상으로 강사들이 더욱 관심을 보여야만 했다.



내가 내려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이런 학생들의 비율이 엄청나게 높았다. 특히나 예비반에서의 비율이 너무 높았는데 정 원장과 유정은 전혀 위기의식이 없었고 직접 수업을 하는 전임이라는 작자들은 만고강산이었다. 내가 그래서 그들의 수업일 수를 줄인 것이었다. 입시에 필요한 기술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나 소묘가 아닌 요즘 디자인 학과에서 보는 실기전형인 발상과 표현이란 과목에서 필요한 기술이란 것은 매우 간단하게 암기식으로 만들어줄 수 있었다.



물론, 학생의 집중력에 따라 수준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난 일단 모든 학생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뒤 학년별로 관심대상 학생을 뽑아놓고 정 원장과 유정에게 사실대로 얘기를 했다. 이 학생들을 더 이상 방치 한다면 학원을 나 갈 것이라고 분명하게 얘기를 하자, 처음엔 이해를 하지 못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던 정 원장은 일주일 사이에 세 명의 학생이 학원을 그만두자 그제 서야 내게 대안을 부탁했다.



난 일단 기존 강사들의 수업을 줄여 그들의 영향력을 20프로까지 다운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정 원장과 유정이 직접 수업을 통해서 그들의 영향력을 흡수하게 했다. 이젠 관심대상 학생들이 문제였다. 단기간에 그들의 실기력을 늘려야만 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어떻게 단기간 안에 남들이 피똥사서 한 만큼을 올릴 수 있단 말인가. 불가능한 일이었다. 보통 어떤 분야에서 기술이 잘 늘지 않는 친구들의 공통점은 딱 한가지였다.



집중력! 그런 학생들은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거기다가 자신감까지 없는 소심함까지 겸비한다면 가르치는데 있어선 최악의 학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학생에게도 맞는 방법은 있었다. 웬 만해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방법. 바로 합숙이었다. 학년 별로 관심학생들을 추려서 그 학생들은 평일 수업 중 이틀을 빠지게 하고 보강을 토요일, 일요일에 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부모 동의 하에 또는 부모의 참석 하에 하는 무료 수업이었고 다른 사람들에겐 절대적으로 비밀로 해야 한다는 각서를 받고 난 뒤에야 시행했다.



토요일 3시부터 1타임 수업시작, 6시 끝. 한 시간의 저녁식사시간 및 휴식시간을 끝내면 7시부터 2타임 시작, 11시 끝. 다시 30분간의 밤 참 시간. 밤이 깊어지면 휴식시간이 길며 좋지 않았다. 밥을 쳐 먹자마자 정신없이 수업을 시작해야 새벽수업에 졸지 않았다. 애들이 반항한다고? 아니다. 낯선 수업 방식으로 처음엔 우왕좌왕 하지만 저녁시간에 원장, 부원장과 내가 만들어준 빈대떡과 떡볶이, 순대볶음, 어묵 등의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 간에 새로운 교감이 싹이 텄고, 애들은 평소와 다르게 여러 가지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렇게 되면 이 학생들의 실력이 늘지 않더라도 절대로 학원을 떠나지 않았다. 애들에겐 왜 잘 하지 못하냐! 라는 잔소리보다 는 관심...아주 작은 관심만으로도 절대적인 충성심을 유도 할 수 있었다.



난 3주의 시간을 예상했지만 내 예상보다 빠르게 1주 만에 극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관심대상 학생들의 변화는 직접 수업을 하기 시작한 정 원장과 유정이 더 많이 느낄 수 있었고 비로써 두 사람은 왜 내가 이런 식의 수업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자, 이런 식의 수업을 타성에 젖은 기존의 주임들이 원장이 하자고 한다고 했겠는가? 아니, 한다고 하더라도 효과는 전무했을 것이었다. 그만큼 타성에 젖는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림을 그렸다는 것들이 어떻게 그렇게 변화를 싫어하는지도 난 의문이었다.



이렇게 위기의 학원을 제 정비하는 데 성공한 뒤로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었는데 중, 상위권 학생들의 관리는 훨씬 쉬웠기 때문이었다. 중, 상위권 학생들은 고양이같은 친구들이었다. 그런 친구들에겐 선생의 권위 어쩌고 하면서 억지로 충성심을 강요하는 바보 같은 짓만 저지르지 않으면 되었다.



적당한 선에서 갈증만 해소해주면 큰 무리가 없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일단 강사가 너희들보다 아직은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는 권위를 보여주면 그 친구들은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강사를 따르게 되어있었다. 그러면서 적당히 친구 같은 행동을 해주면 그 학생들은 정말로 강사를 가깝게 여기면서도 적당히 선생대접을 해주게 되어있었다.



아무튼 전에는 모든 학생들의 그림을 보며 변화하는 상황과 그 학생들에게 맞는 커리큘럼을 나와 원장, 부원장이 만들었지만, 올 해부터는 각 반의 주임들이 맡아서 했고, 나는 그들이 분석한 데이터와 계획 내용만 확인한 뒤 수정내용과 함께 부원장에게 결제를 받으면 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훨씬 수월해졌다. 그저 이렇게 짬짬이 확인한 뒤 주임들이 올린 것을 확인하면 되는 것이었다.





4시간의 학원 수업을 끝내고 학생들이 우르르 학원을 나가 모두 학원 차에 타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짧게 강사들과 회의를 끝내고 모두 돌아가고 나와 유정, 그리고 경숙만 남았다. 원장실에 모여 소파에 앉아 유정과 경숙이 뭔가를 얘기했지만 자꾸만 두 사람의 몸이 내 눈에 들어와서 난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30분 정도를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우리는 모두 학원을 나왔다. 시간을 보니 밤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술 한 잔 어때요? 오늘 남편도 없어 난 심심한데...”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갑자기 유정이 그렇게 말했다. 나와 경숙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경숙은 흔쾌히 승낙을 했고, 난 두 여자에게 이끌리다시피 끌려갔다. 두 여자가 나를 끌고 간 곳은 학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닥터피쉬’란 클럽 형 바였다. 테이블도 있고, 룸도 있고, 바도 있는데 어디서든 자유롭게 춤을 출수 있는 곳이었고, 외국인들도 제법 많이 보였다.



룸으로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는데 몇 분 되지도 않아서 경숙의 핸드폰이 울렸다. 편하게 받던 경숙은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더니 아이가 아프다며 자리를 뜨고 말았다. 유정은 어깨를 으쓱해 보였고, 상황이 묘하게 변하고 말았다.



“경숙이도 힘들겠다...혼자서 애 키우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쉬울 것 같지가 않아...”



“사무장님은 남편이 없나요?...”



“어머? ...아직도 몰랐어? 장 선생이 가십거리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이건 그런 수준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무관심이야 무관심...”



멋쩍어 하는 내게 유정이 병을 들이밀어, 나도 하이네켄을 밀어 부딪치고는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았다. 조명 때문인지 아니면 오늘따라 내가 이상해서 그런 것인지 내 앞에 있는 유정이 너무나 섹시해 보였다.



“장 선생, 설마... 내가 애 없는 아줌마라는 것도 모르는 건 아니지?”



“에이!~ 설마요...”



“그럼, 내가 생리도 안 하는 건?”



“네?...생리를 안 해요?...설마...”



내 말에 유정이 크게 웃으며 맥주를 마셨다. 그녀가 버드와이저를 한 모금 마시고 병의 머리를 입술로 빠는 모습을 보자 또 다시 내 자지가 발기하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자꾸만 반응하는 자지로 인해 미칠 것 같았다. 더군다나 이곳은 나와 유정이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밀폐된 곳이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정말로 그녀를 강간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흥분이 되었다.



유정은 더 이상 생리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난 유정의 말이 40대 초반의 나이에 벌써 폐경이 됐다는 것인지가 궁금했지만 묻지 않고 맥주만 마셨다. 유정은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예의 그 보조개를 보이고 웃으며 다른 얘기를 주절거렸다. 그렇게 나와 유정은 맥주를 마시다가 바를 나왔다.



그곳에서 유정의 집은 걸어서 5분이 걸리지 않는 곳에 있었다. 그녀와 정 원장은 아파트가 답답하다며 20층짜리 건물의 오피스텔을 얻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처음엔 내 거처도 그곳으로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난 두 사람과 같은 건물에서 지내는 것이 불편해서 따로 원룸을 얻은 것이었다. 유정이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나는 내 집으로 향했다. 내 원룸 역시 이곳에서 걸어가도 15분이 걸리지 않는 곳에 있었다.





원 룸에 도착해 올라가며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다 돼가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린가 싶어 불을 켜보니 내 침대 위에서 광호와 상인이 알몸을 한 채로 섹스를 하고 있었다. 광호는 상인의 보지에 자지를 박은 채였고, 그녀는 두 다리를 잔뜩 벌린 채 광호의 엉덩이를 잡고 있었다. 광호는 상인보다 키가 작고 머리를 스포츠 멀리로 짧게 하고 있어서 마치, 엄마 위에 올라간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몸에 흉터자국과 차돌 같은 근육들이 발달되지 않았다면 정말로 모자상간처럼 보였을 것이었다.



내 방 키는 광호도 갖고 있었다. 원룸이 너무 좁아서 자기 집에선 섹스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내가 키를 줬지만, 한번도 이렇게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두 사람이 내가 없는 시간에 섹스를 하는 가 보다 생각 했는데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남의 집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괜히 내가 미안해졌다.



“미, 미안해요!”



“태복아, 잠깐만!...잠깐만 기다리래이...!~”



나도 모르게 몸을 돌려 나가려하자, 광호가 나를 불렀다. 그의 말에 내 몸이 돌처럼 굳어져 하루 방처럼 멈춰 섰다. 그러자 광호는 상인의 두 다리를 어깨에 올린 뒤 미친 듯이 좆 질을 했고, 그녀는 발가락을 불에 대인 오징어 다리처럼 움직이더니 점점 신음을 내 뱉기 시작했다.



“아!~~하으으응!~~~~흐으으응!~~아!~~~”



상인은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그렇게 신음을 내 뱉었고, 광호는 더욱 흥분이 되는지 격렬하게 좆 질을 했다. 두 사람의 신음소리와 찌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삐걱대는 침대소리가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뤄 방안에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의 섹스 하는 모습을 보자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고, 유정과 마신 술이 확 깨는 것 같았다.



“흐으으응!~~하아!~~~~아!~~~!~~좋아~~!!!좋아!~~”



이제 광호는 상인의 몸을 반으로 접듯이 해서 위에서 찍어 내리듯이 좆 질을 했고, 그녀는 입을 벌리고 엄청난 소리를 내 질렀다. 내 방은 4층 이었는데 바로 1미터 앞에 똑 같은 원룸 건물이 또 있었다. 구조가 같아서 침대 앞에 있는 창 문 밖으로는 그 건물의 4층 방이 정면으로 보였는데 바로 주인집이었다. 거리가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까웠고, 간혹 오전에 책을 읽다보면 청소하는 주인아줌마를 볼 때가 있어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었다. 그러고 보니 지금 광호와 상인은 창문을 닫지 않고 있었다. 저 상황이라면 주인아줌마가 보거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상인의 보지 속으로 광호의 자지가 미친 듯이 움직여대자, 보지 물이 질질 흘러나와 똥구멍을 타고 내려가 시트를 적셨다. 드디어 광호가 ‘헉!~’소리를 내며 사정을 했고, 상인은 미친 듯이 광호의 귀를 빨아대며 숨을 헐떡거렸다. 상인은 광호를 부둥켜안고 몸을 비볐고, 광호는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난 광호가 상인의 몸에서 떨어질 때까지 움직이지 못했다. 광호가 몸을 일으켜 자지를 빼자, 상인의 보지에서 허연 액체가 흘러나왔고 그녀는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이불로 몸을 감쌌다. 그렇게 미친 듯이 섹스를 하더니 이제야 내 앞이라 부끄럽다는 것인가? 이해가 가지 않는 상인의 반응이었다.



광호는 대충 옷을 입더니 침대에서 내려와 냉장고에서 1. 6리터짜리 카스맥주를 꺼내들었다. 냉장고 안엔 광호가 꺼낸 맥주 말고도 하이네켄 병맥주가 그득했는데, 그는 하이네켄을 싫어했다. 카스 맥주는 광호가 좋아하는 것으로 그가 사다놓은 모양이었다.





“흐음...고마, 나가자 태복아이~”



낮에 상인을 그린 것 때문에 그런 것인가란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침대위에서 붉어진 얼굴을 한 채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있는 상인의 머리 위 벽엔 예상대로 내가 그린 그녀의 그림이 붙여져 있었다.





“혀, 형!~ 죄송해요! 형수가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그린 것뿐이에요. 형수랑은 아무 일도 없었어요, 죄송해요, 형!~~”



옥상에 올라가자마자 난 광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렇게 외쳤다. 내 말에 광호는 길게 연기를 내 뿜다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 영문을 모른 나는 광호를 바라봤고, 그는 계속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거 아이다, 태복아~”



“예?...”



“흐음...머얼, 우짜 말해야 하는 긴지 내도 잘 모르겠다마...하이고!~ 남새스럽고로!~ 차암 내...!~”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도통 분간할 수가 없었다. 광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고, 또 상인은 뭔 생각으로 그런 것이었을까?



“...피라?...”



광호가 건네주는 담배를 받아는 내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겨우 광호가 불을 붙여주는 담배를 받아 연기를 들이 마시자 조금 진정이 되었다.



“인마야, 니가 그카니까 내, 더 미안하잖나? 니 생각하는 그런 거 아이다, 인마! 하이 참나...남새스럽고로!~”



계속 긴장한 얼굴은 한 내가 답답했던지 광호가 피처맥주를 나발로 마시고는 내게 건네주었다. 그가 준 맥주병을 들어 나도 나발로 마시고 나니 차디찬 맥주가 목 줄기를 타고 내려가자 그제야 긴장이 조금 풀렸다.



“니가 아직 총각이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서도...내캉, 상인이캉, 결혼한지가 벌써 5년이 됐는기라...사귄 것 까지 하메, 8년이 넘제?...”



내가 멍청해서 그런지 도무지 광호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가 없었다. 도대체 오늘 따라 다들 왜 이렇게 나를 발기하게 만드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니까 태복아야...그게 잘 안된다...섹스, 말이다 섹스!~...잘 안 된다아이가...!...근디 말이다...아까 낮에 상인이캉 니캉, 있었던 일을 들으이까 말이다... 그림을 보니까 말이다이...! 엄청 서는기라!~...상인이 자도 엄청!~ 흥분 했는기라...니도 봤제?...니도 흥분 안 했나?”



“... ...”



난 광호의 말에 뭐라고 말을 할 수 가없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이 순간에도 잔뜩 흥분한 채로 내 이름을 외쳐대던 상인의 모습이 떠올라 자지가 잔뜩 발기해 있었다.



“괜찮다 태복아!~...니도 지금 흥분 안 했나?...”



내가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빼 물었고, 광호가 여전히 인자한 얼굴로 불을 붙여주었다.



“후우!~ 상인이 자는 니만 보면 흥분 한다카더라...이해할 수 있나, 태복아?~ 후우우우!~~니 우릴 변태로 생각하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그게...”



“내 미안타...어린 아 한테...오래 산, 내가 못 할 짓 하는 기제...! 후우우!~ 괜찮다 태복아이~...하지만 말이다, 태복아야~ 니 생각맨치로 우리, 변태 아이다!~ 그냥 말이다...후우우!~~내 지금 뭐하고 있노!~ 참내!~~”



많은 부부들이 서로 간에 익숙해져서 스와핑을 즐긴다는 것은 들어봤지만 이렇게 내가 이런 상황과 직접 마주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형...?...제가 형수랑...하기를 바래요?...섹스를...?”



“...와?...힘드나?...”



“조금...무섭게 느껴져서요...죄를 짓는 것 같고...”



“후우우!~태복아, 그런 거 아이다~!...내캉 상인이캉...그런 거 아이다!~ 변태 아이다!~~....흐으음...우리...변태가?...”



“형...저도 성인사이트 다녀봐서 알고...또 이해해요 형...하지만...무서워서 그래요...전 아내도 없는데...다른 사람도 아니고 ...형수와 그런다는 게...”



광호가 맥주를 들이키고는 다시 피처를 내게 건넸고, 나는 그것을 받아 그와 똑 같이 나발을 불었다.



“니 말이 맞다...내캉, 상인이캉 총각 생각은 안 하고, 우리만 생각한기라...미안 하데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상인이 내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오늘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 동안도 내 앞에서 그런 행동들을 했었지만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상인이 오늘 낮에 나보고 고자인 줄 알았다고 했던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 정도로 내 머릿속에 인영의 대한 생각이 각인되었던 것인가?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인영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오늘 비로써 인영의 생각에 대해 금이 간 모양이었다. 결국, 오늘 내 눈에 여자가 들어온 것은 우연도 아니었고 모두 당연한 것이었다.



광호는 더 이상 내게 강요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 두 사람의 취향을 존중하고 상인과도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상인을 통해서 인영을 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 의도를 모르는 광호는 호탕하게 웃었다. 그렇게 광호와 피처맥주를 모두 마시고 내려와 집으로 들어가자, 방 안이 말끔하게 정리되어있었고 침대엔 새로운 시트와 이불이 있었다. 그새 상인이 치운 모양이었다. 이것저것 혼란스러운 느낌에 더운물로 샤워를 했고, 입이 너무 텁텁해서 오랜 시간 이를 닦고 나니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오줌이 마려웠다.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오줌이 변기에 떨어져 내렸다. 맥주를 마셔서 그런지 변기에 떨어진 오줌이 물과 충돌하면서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왔다. 말도 안돼는 얘기지만 내게 보이는 그 이미지는 김창렬 화백의 물방울 그림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눈으로 변기 속 이미지를 보고, 머리에 그 이미지를 담은 나는 자지를 털고 변기 레버를 누르는 순간에도 머릿속의 이미지를 그리고 또 그렸다. 인영이와 헤어지고 한 번도 이런 이미지에 대한 욕구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여자에 대한 욕구와 이미지에 대한 욕구는 비슷한 것이었다. 결국, 같은 배설의 욕구였기 때문이었다. 난 인영과 헤어지면서 성욕이 정체되었고, 이미지에 대한 욕구도 정체되어 버렸던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인영의 대한 미련에 금이 가면서 성욕이 먼저 발기했고, 이미지에 대한 욕구도 함께 들어나 버리고 만 것이었다. 왜 이제야 이렇게 한꺼번에 내 몸을 감싸고 와서 혼란스럽게 하는 것인지 미칠 것 같았다.





욕실에서 나오니 상인이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다시 목욕을 한 듯 깔끔해 보였고, 옷은 몸이 그대로 들어나는 꽃들이 화려하게 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젖꼭지가 도드라져 있었고, 팬티를 입지 않았는지 원피스 사이로 검은 숲이 살짝 보였다. 상인의 그런 모습은 알몸인 것보다도 더 야해보였고, 내 자지는 어느 새 천장을 향할 정도로 발기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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