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은 나의 지옥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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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헤어진 나는 도서관으로 갔다. 어차피 달리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공부나 할까 하는 맘으로 말이다. 요사이 축제 시즌이라서 그런지 도서관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나는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전공 서적을 꺼내들었다. 한참을 공부하다가 소변이 마려워진 나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섰다.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있던 나는 갑작스레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한 느낌에 주변을 둘러보니 왠 여학생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남자 화장실에 들어와서 말이다. 나는 너무 당황해서 화를 낼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떠듬거리며 말을 할 뿐이었다.



"이, 이봐요.... 여기가 어딘지 알아요? 남자 화장실이에요. 여자 화장실은 저 반대쪽이라고요."



그러나 그 여학생은 내 말에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계속해서 나를 바라보다 천천히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은 반쯤 풀려있었고 숨을 몰아쉬는 것이 어쩐지 흥분한 듯 했다. 그녀가 말했다.



"저 부탁이에요. 저를 가져주세요."



가져달라니... 암만 여자와 관련이 없는 나지만 이 판국에 가져달라는 말은 영어로 'get'이나 'take'가 아닌 'sex'를 의미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나는 한방 맞은 느낌이었다. 저 여자가 날 어디서 봤다고 가져달라고 하는 것인가? 그것도 남자화장실에 들어와서 말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그 여자는 점점 내게 다가왔다. 이제는 호흡이 가빠지는 수준을 넘어 웃옷의 단추를 천천히 풀고 있었다. 너무도 당황한 나였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어느덧 3미터 이내로 접근한 그녀로 인해 나의 불쾌감과 불안함의 지수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녀가 나를 끌어안으려는 듯이 나에게 안겨왔지만 나는 그녀의 공격(?)을 피하고는 화장실 문을 향해 달렸다. 재빨리 화장실을 빠져나온 나는 강의실 건물을 향해 달렸다. 다행히도 그 여학생은 뜀박질이 느린지 금방 떨궈낼 수 있었다.



"원... 미친 여자인가? 남자화장실에 들어와서 자기를 가지라니... 학생회라는 놈들은 뭐하는거야? 학생들의 귀중한 학생회비 받아먹었으면 적어도 학교 내에 저런 미친 여자가 들어오지는 못하게 해야될 것 아냐? 젠장..."



나는 괜스리 이 자리에 있지도 않은 학생회를 향해 욕을 퍼 붇고는 독서실로 향했다. 어차피 할 일도 없기에 공부나 할까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독서실에 들어가니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하기야 이 시간에 자리가 있는 것이 이상하지...'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려 나가려는 순간 내 옷깃을 잡는 손이 있었다. 돌아보니 처음 보는 여학생이었다. 난 여자가 내 몸에 손을 댔다는 것이 심히 불쾌했으나 알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화를 낼 수는 없어 조금 불쾌한 빛을 띠고 말했다.



"뭡니까?"



그러자 그 여학생은 얼굴을 붉히며 말을 했다.



"저... 괜찮으시면 제 자리 쓰세요. 저 가려던 참이었거든요."



"아... 네... 고맙습니다. 잘 쓸께요. 자리가 어디죠?"



여학생은 한쪽 구석을 가리켰다. 나는 다시한번 그 여학생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자리로 향했다. 그 자리는 소위 '로얄석'이라고 불리는 통풍잘되고 사람은 잘 안 다니는 창측 구석자리였다. 그 자리에 갔더니 책상 위에 종이쪽지가 한 개 놓여있었다. 나는 쓰레기로 생각하고 버리려고 했지만 반듯하게 접혀있는 것이 쓰레기는 아닌 듯 했다.



'아까 그 여자가 흘리고 갔나?'



만약 그렇다고 해도 내가 그 여자의 이름도 연락처도 모르니 다시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남의 물건을 보는 것이 실례라는 것은 알지만 궁금증 반, 혹시라도 나중에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반 이래서 그 쪽지를 펴보았다. 쪽지를 펴 본 나는 뜨악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 쪽지는 바로 나에게 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저는 강윤정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공부하세요. 저 그리고 혹시 오늘 7시에 시간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수업 후에 교문 앞에서 좀 으면 하는데요. 만약 못오시더라도 아래 번호로 연락해 주시면 고맙겠어요. 011-XXXX-XXXX"



오늘따라 정말 이상한 일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었다. 아까 화장실에서는 웬 미친 여자가 자기를 가지라며 달려들지를 않나? 독서실에 왔더니 또 저 강윤정이라는 여자는 자기하고 만나달라고 하지를 않나? 이때까지 이런 일이 없었는데 웬 날벼락인지... 여기까지 생각하던 나는 문득 아까 그 할아버지가 준 이상한 약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어느 과학잡지에서 읽은 것이 생각난다. 동물이나 곤충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페로몬'을 내 뿜는다는... 만약 그 약이 내게서 페로몬을 내 뿜도록 만드는 약이라면? 순간 내 등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정말로 그 약이 내 생각대로라면 그 할아버지가 '모든 남성들의 꿈' 어쩌고 한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건 정상적인 보통 남자들의 얘기고 나에게는 지옥이나 다름없는 것 아닌가? 나는 약의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우리과 실험실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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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야한 장면이 안나오네요. 주인공이 저 모양이다보니... 담에는 제 3자를 통해서라도 내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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